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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송이 왕배산엔 유난히 야생 밤나무가 많다. 요즘 산길을 걷다보면 툭 툭.. 밤송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밤나무 아래를 두리번거리다 보면 갓 떨어진 토실한 알밤을 줏을 수 있고 알밤을 품은 갓벙글어진 밤송이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부지런히 줍다 보면 바지 주머니가 불룩하다. 하루하루 산길에서 주운 알밤이 베란다 바구니에 수북 쌓이고 있다. 기실 밤알이 너무 작아 먹을거리도 없지만 밤알을 줍는 재미가 솔솔 해서 멈출 수가 없다. 가끔 밤알을 줍다 보면 저만치서 청설모도 다람쥐도 밤알을 줍고 있다. 내가 저 녀석들 양식을 축내고 있는 건 아닌지 살포시 미안한감이 들기도 한다. 밤알이 익어가고 밤송이가 벙글어지고 가을도 깊어간다. 어느새 내가 다니는 산길에도 가을이 익어가고 있다. - 벗 님 - 가을 우체국 / .. 2020. 9. 21.
굿바이, 나의 텃밭 주말의 하루.. 늘 고기 타령하는 우나를 위해 집에서 삼겹살 구워 먹기로 한 날.. 텃밭의 깻잎이 생각나 마지막으로 깻잎 따러 텃밭으로 나간 날.. 엊그제 내린 비로 신리천은 징검다리가 잠길 정도로 물이 철철 흐르고 텃밭엔 여름풀이 무성하다. 지난번 간을 철렁하게 햇던 멧돼지 발자국도 빗물에 씻기웠는지 보이질 않는다. 여름 내내 텃밭을 에워싸던 하얀 개망초 핀 자리엔 미국쑥부쟁이가 대신하고 있다. 이제 거의 끝물인 깻잎을 얼른 따고.. 이제 막 열매 맺힌 어린 파프리카랑 고추도 딴다. 이제 이 텃밭엔 다시 올 일이 없을 것 같아서.. 멧돼지가 무섭기도 하고 인적도 없고 풀이 무성한 텃밭이 왠지 스산하기도 해서 얼른 텃밭을 떠난다. 나의 텃밭 자리엔 조만간 개발이 들어갈 것이다. 굿바이 나의 텃밭.. 지난.. 2020. 9. 19.
선주름잎꽃 선주름잎꽃.. 자전거 타고 가다가 창의고 옆길에서 만났다. 늘 지나다니는 길인데 오늘따라 유달리 눈에 띄어 멈춘다. 꽃잎도 잎새도 한창 싱그럽다. 자주 만나던 꽃이라 내 텃밭에 피어도 무심했었는데.. 길가 보도블록 틈사이에 낮게 피어도 참 어여쁘다. 단순히 주름잎꽃으로만 알았었는데 주름잎꽃 선주름잎꽃 누운주름잎꽃이 있다는 것은 이번에 알았다. 그나저나 선주름잎꽃은 6월에서 7월에 피는 꽃이라는데.. 선선한 9월에 만날 줄이야.. 꽃말은.. 너를 잊지 않는다. - 벗 님 - 그대를 사랑합니다/ SG워너비 2020. 9. 19.
여우팥꽃 우리 산야의 풀꽃에 붙여진 꽃이름은 노골적이면서 토속한 것들이 많다. 여우팥꽃.. 꽃 모양이 여우의 귀를 닮았고 열매가 팥처럼 생겨 붙여진 이름이란다. 꽃모양만 보고도 콩과 식물인 건 금방 알 수 있다. 9월 들어 가장 흔하게 만나지는 꽃이다. 이렇게 흔한 꽃을 살며 처음 만났다. 이곳 동탄으로 이사 오고는 철마다 새로운 풀꽃들을 만나는 기쁨과 재미가 솔솔하다. 꽃말은 기다림, 잃어버린 사랑.. - 벗 님 - 눈물 / 한마음 2020. 9. 16.
산 초입에서 만난 예쁜 너 달개비꽃 ( 닭의 장풀) 꽃말은 순간의 즐거움.. 여뀌 꽃말은 생각해주렴.. 이름 모름? 처음 만나는 꽃이다. 비에 함뿍 젖어 검색으로도 꽃이름을 알 길이 없다.ㅠㅠ 농민마트 뒷길로 해서 올라가는 산길은 호젓하다. 다니는 사람이 별로 없어 가끔은 스산한 기운이 감돌기도 한다. 하지만 난 그 오솔길이 예뻐 그 길을 선호한다. 비 내린 다음 날.. 산 아래 도랑물 돌돌 흐르는 소리 요란하다. 산길 올라가는 입구 나무계단 옆의 풀숲에 아롱다롱한 풀꽃들이 오늘따라 눈길을 끈다. 평소엔 무심히 지나치던 풀꽃들인데 어제 내린 비로 함초롬히 젖은 풀꽃들이 하 싱그러워 내 마음이 머문다. - 벗 님 - 영원한 사랑 / 양하영 2020. 9. 16.
먼 여행 박주가리꽃.. 산길에서 혹은 어느 집의 담장 아래에서도 종종 만나곤 하던 꽃이다. 별 모양의 꽃이 앙증하고 하얀 솜털이 신비감을 준다. 꽃말은 먼 여행.. 너와 나 우리 모두는 이 지구별에서 태어나 인생이라는 길고도 먼 여행을 떠나는 여행자들이다. 그 먼 여행의 고단한 여정에서 너를 만난 건.. 나에게 행운이었다. 아픔보다 눈물보다 행복이었다. - 벗 님 - 사랑은 늘 도망가 / 이문세 2020. 9. 15.
산길엔 한여름 장마가 끝난 후.. 산길엔 어젠 보이지 않던 버섯들이 다투어 피어난다. 요즘 산길을 걷는 재미는 하루하루 다르게 피어나는 버섯들을 보는 것이다. 한차례 비바람 몰고 간 산길엔 아직 여물지 못한 파릇한 햇밤송이들도 여기저기 떨궈져 있다. 혹시나 해서 밤송이를 깠더니.. 채 익지 않았지만 토실한 밤알이 톡톡 튀어나온다. 신통하고 예쁘다. - 벗 님 - 나무와 새 / 박길라 2020. 9. 15.
MARINA에서 코로나 세상.. 어찌 잘 지내시나요? 난요.. 코로나 때문인지.. 갱년기 우울 때문인지.. 많이 암울한 날들이에요. 머리칼을 헤적이면 흰머리칼이 우수수.. 주름도 늘고 뱃살도 늘고.. 더 이상 이쁘지도 않아요. 갱년기 탓만은 아닐 거예요. 게으른 내 삶 탓인 게지요. 외모야 나이만큼 초라해져 간다 해도 암것도 안 하고 한 번뿐인 세월을 허송하고 있는 한심한 내 꼴이 날 제일 우울하게 하네요. 그댄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오셨으니.. 이제부턴 행복만 하셔요. 모쪼록 건강하셔요. - 벗 님 - 사랑은 늘 도망가 / 파랑자몽 2020. 9. 10.
전곡항 마리나 방아머리 해변을 떠나.. 원래 목적이였던 회를 먹으러 들른 곳.. 전곡항 마리나.. 회센타 2층의 노랑머리 횟집.. 주인 아주머니의 머리가 진짜 노랑색이다.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횟집은 북적였다. 뒷테이블의 남자단체 손님들의 커다란 말소리와 노모를 모시고 온 앞 테이블의 일가족이 데리고 온 테이블 옆의 애완견도 내내 거슬렸다. 회도 푸짐하고 싱싱해서 맛나게 먹었지만.. 왠지 찜찜한 기분이 드는 건 코로나 때문인듯.. 내남자와 둘이 빨간 등대까지 잠시 걷는다. 어느새 하루해가 저물고 서쪽 하늘로 노을이 진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길가의 포도 직판장에서 대부도 포도 2상자를 산다. 이래저래 갑갑하던 마음.. 저 노을처럼 평화로와진 하루.. - 벗 님 - 사랑하면 할수록 / 이수영 2020. 9.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