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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독백16

벚꽃시절 4월3일.. 벚꽃 가장 화사하던 날.. 집으로 가는 길에.. 매일 다니는 이 길에도 벚꽃이 만발하였다. 사방천지가 꽃세상이다. 하늘하늘 연한 바람에도 꽃잎이 나부낀다. 오늘 내린 비로 벚꽃의 눈부신 날도 화르르 저물었다. 내 남은 날 중에 또 한번의 벚꽃시절이 갔다. 영원히 반복될 것만 같았던 계절의 순환.. 봄이야 또 오고 또 가고.. 벚꽃도 또 피도 또 지고 그러하겠지만 사람의 계절이야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것.. 마음의 시련을 겪으니 꽃 피고지는 일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소중한지.. 22년 4월.. - 벗 님 - 2023. 4. 6.
내 마음에도 벚꽃이 피리니 벚꽃이 절정이던 휴일의 하루.. 전날 내남자가 경복궁 가자 하였지만.. 마음의 힘이 너무 없어 꽃놀이고 뭐고 다 싫었다. 원미산엔 진달래 축제도 한창이라는데.. 올해도 패쓰.. 쏭이방 베란다 창으로 내려다 본 아파트 뜨락.. 봄날이 저토록 허드러졌건만.. 음식물 쓰레기 버리러 나왔더니.. 하얀 목련화도 절정이다. 아파트 뜨락이 이보다 봄일 수 없다. 환장하도록 눈이 부시다. 이토록 아름다운 봄날을 오롯이 느낄 수 없는 현실이 그저 안타깝다. 사는 일이 늘 봄날일 수 없음을 알지만.. 아파트 뜨락엔 봄날이 절정이건만.. 내 마음은 여전히 시린 겨울에 머물러 있으니.. 견디고 기다리면 내 마음에도 벚꽃이 피리니.. 하얀 목련도 피어날지니.. - 벗 님 - 꽃피는 봄이 오면 / BMK 2023. 4. 5.
골목에서 만난 봄 3월 27일.. 운동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 골목에서 만난 봄.. 봄이 와도.. 봄이 왔다고 꽃이 펴도.. 꽃이 피고 피어 흐드러져도.. 그런갑다.. 시큰둥하였지만.. 반쯤 벙글은 벚꽃송이들.. 공원에 한껏 부풀은 목련화.. 순박하고 순수한 앵도화.. 길가에 수줍은 듯 핀 제비꽃.. 노란 산수유와 샛노란 개나리 그리고 연둣빛 봄빛.. 골목골목 모퉁이를 돌 때마다 봄꽃들이 하도 해사한 미소로 반겨주니 모른 체 할 수가 없었다. 아.. 봄이 왔구나.. 이만큼이나 왔구나.. 비로소 봄을 아는 체 한다. 참 낭만 없는 내남자가 그 밤.. 웬일로 밤산책을 가잔다. - 벗 님 - 2023. 4. 4.
내가 만난 가을 운동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서 만난 가을.. 따로이 가을을 만나러 나서지 않아서인지.. 올 가을 그닥 아름다운 가을 정취를 느낄 새 없이 하루하루 흘러가던 차.. 거리에 노오란 은행잎 차분히 쌓여가니.. 무뎌진 내 마음에도 그나마 가을 감성 한자락 내려앉는다. 잠시 가을을 바라본다. 언제나 아름다웠던 가을.. 그래서 슬프고 쓸쓸했고 그리웠지만.. 그럼에도 가을이라 행복했었는데.. 가을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아름답고 행복했던 날들은 이제 아주 아득한 일같이 느껴진다. - 벗 님 - 가을 우체국 앞에서 / 윤도현 2022. 11. 11.
내 남은 날들은 얼마일까.. 10월4일(음력 9월9일) 내 생일에 우나가 담은 사진.. 깜빡했다가.. 이제야 올린다. 쉰여섯 살이 되었다. 내 남은 날들은 얼마일까.. 요즘은 사람의 일 한치 앞을 모른다는 말이 자꾸 떠오른다. 요즘 나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깊은 우울감과 슬픔으로 힘들어할 것 같다. 세월호는 참 오래 트라우마로 남아 여지껏 힘이 든데.. 이태원 참사도 참 감당하기 힘들다. 세월호도 이태원 참사도 무능한 정권에 의해 생목숨이 희생된 것이다. 세월호도 컨트롤 타워가 제대로 작동해서 재빠른 구조가 이루어졌더라면 그렇게 수많은 어린 목숨들이 수몰되지는 않았을 것이고.. 이태원 참사는 국가가 제 할일만 제대로 했더라도 일어나지 않을 비극이었다. 삶이 참 허무하다는 생각에 아무런 의욕이 생기질 않다가도.. 문득 그래서.... 2022. 11. 3.
마음의 감옥 3월 어느 하루.. 코로나로 갑갑하던 날.. 마음이 갑갑할 땐.. 베란다 창을 바라본다. 하늘이 보이고.. 멀리로 푸른 산이 보이고.. 비둘기도 까마귀도 사선을 그으며 날아다니는 모습도 간혹 포착된다. 햇살이면 눈이 부셔 좋고.. 비 오면 비가 와서 더욱 좋고.. 유리창을 두드리는 빗소리와 맺혀 흐르는 빗방울의 흐느낌.. 흐린 날엔 마음이 오히려 아늑해져서 좋다. 해질녘이면 서쪽 하늘에서 반사된 연붉은 노을빛을 감상할 수도 있다. 밤이면 별도 달도 까만 창으로 뜨고 진다. 요즘 내 유일한 세상과의 소통창구이다. 3월..나.. - 벗 님 - 내 가슴에 달이 있다/ 인디언 수니 2022. 6. 3.
가을 실종 춘덕산 가는 산길에 핀.. 코스모스.. 날이 차다. 성큼 겨울의 문턱에 들어선 느낌.. 마음까지 스산하고 춥다. 뉴스에선 가을이 실종되고 한파가 들이닥쳤다고 한다. 이건 반칙이다. 지금이 가을이 가장 아름다운 그 정점이건만.. 가뜩이나 짧아 아쉬운 가을날을 이리 기습적으로 앗아가버리다니.. 잠깐 이러다 말겠지.. 다시 정상기온으로 돌아오겠지 했는데.. 당분간 이 한파가 지속될 거라고 한다. 가을이라 조금 힘도 나고 조금 행복해지기도 했는데.. 쏭이는 엊그제부터 겨울패딩을 꺼내 입고 다닌다. 우나방 옷장의 가을옷을 꺼내 정리해준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았는데.. 겨울옷을 꺼내야 할 것 같다. 코로나가 처음 왔을 적엔 사스나 메르스처럼 곧 사그라질 줄 알았다. 마스크를 끼고 코로나와 함께 살아야 할 세상이 .. 2021. 10. 18.
무기력 9월 중순 경 산길에서 만난 왕고들빼기 꽃.. 꽃말은 모정(母情) 어젠.. 바람 몹시 불고 비 몰아치더니.. 닫혀진 유리창 커튼 너머로 햇살 비추이는 아침.. 며칠 비 내려 좋았었는데.. 아주 어려서 부터 비 내리고 흐린 날이 좋았다. 어쩌면 천성인지도 모르겠다. 내게 비는 위안이고 위로이고 친구이다. 어쩌면 현실로부터 잠시 떠나고 싶은 안식같은 비 .. 넷플릭스..베르사이유..쏭이 치과..이명..병원..대체공휴일..은행 오늘은 또 어찌 보내야 하나.. 9월에 담은 고들빼기 사진 올려두고 쓸 말도 할 말도 딱히 없어 그냥 중얼중얼.. 마음이 참 어수선하다. - 벗 님 - 너 밖에 없는 나(빗소리) / 유해준 2021. 10. 11.
쉰다섯 살의 유월을 보내며 산수국 낮달맞이 문빔 개망초 유월이 저물었습니다. 날들은 쉬지 않고 흘러.. 하루가 한 달이 되는 시간이 후딱입니다. 어느새 칠월.. 한해의 절반을 살라먹고.. 이곳으로 이사 온 지도 두 달이 되었습니다. 덕분에 어느 해보다 눈부신 오월을 만났고 .. 싱그러운 유월을 보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출구를 찾지 못하고 헤매이는 날들.. 누군가 별을 보자며 내 손을 끌어주면 좋겠습니다. 사람이 그립고.. 그대가 그립고..울 아빠가 그립고.. 내 앞의 삶은 막연하고 허망하고 허무하다 느껴집니다. 다만 소녀 적 밤마다 일기장에 꾹꾹 눌러쓰던 다짐.. 하루 하루 순간순간 소중하게 살아야겠단 그 다짐으로 무너지려는 마음을 애써 다잡곤 합니다. 하루.. 하염없는 비가 내렸고 이 비가 그치지 말기를 바라며 또.. 2021. 7.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