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피플115

복사꽃 피는 마을 미자랑 정옥이랑 혜순언니랑.. 운동 후에 복사꽃 피는 마을에 왔다. 내남자랑 저번에 한번 와보고 두 번째 와보는 곳이다. 평일의 점심시간인데도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20여분은 족히 대기해야 했다. 쭈꾸미 세트와 제육볶음 세트 각각 2인분씩 주문했다. 맛도 양도 그냥 소소했다. 우리가 간 날이 마침 복사꽃 필 시점이라 운이 좋았다. 식사 후 복사꽃 그늘 아래에서 커피타임을 갖고 싶었는데.. 야외탁자가 우리에게까지 자리가 돌아오지 않아서 실내에서 커피를 마셔야 해서 아쉬웠다. 이 날은 한여름을 방불케 할 만큼 무척 더운 이상한 봄날이었다. 마음 편한 사람들과의 맛난 음식과 맛난 커피와 맛난 수다.. 참 맛난 시간이었다. - 벗 님 - 2023. 5. 10.
역곡공원의 봄(선영씨랑) 4월4일.. 늦은 오후 선영씨의 전화.. 오랜만이다. 몇 달만인가? "언니, 지금 공원가는 중인데 나올 수 있어요?" "응, 커피 타갖고 나갈게.." 도서관 2층의 야외 정원에서 커피를 마신다. 벚꽃 절정이던 시점.. 이곳에서 바라보이는 봄풍경이 절경이다. 두어시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공원을 걷기로 한다. 앵도화.. 백매화 산수유꽃 복사꽃.. 홍매화 역곡공원의 봄은 화사하기 그지 없다. 복사꽃 필 무렵이면 내겐 무릉도원이다. 작년 봄 복사꽃 한창일 땐.. 너무 화사해 가슴이 뛰었었다. 아직 복사꽃은 벙글지 않았지만 벚꽃 하얗게 눈부시고 작년에 만난 앵도화는 만개해 오가는 시선들을 사로잡는다. 벚꽃 아래 꽃마중 나온 아기엄마는 우리 쏭이 또래 같다. 요즘은 손주 보는 상상을 종종.. 2023. 4. 26.
엄마, 또 올게 엄마가 다리가 아프시다는 연락을 받고 놀라 내려온 친정행.. 엄마 상태가 안좋으시면 한 달이라도 있을 예정이였지만 다행히 회복하신 거 같아 일주일만 머무르다 집으로 간다. 엄마 기다리는 동안 엄마네 아파트 화단의 봄꽃을 담는다. 울산엔 남녘이라 그런지 봄이 빨리 당도하고 유난히 붉은 아기동백이 지천이다. 엄마랑 시외버스 터미널까지 걸어가기로 한다. 버스 시간이늦은 오후라 여유로이 터미널 근처의 애슐리 퀸에서 엄마랑 식사를 한다. 입이 무척 짧으신 편이시라 별로 좋아하시지 않을 것 같았지만 이런 곳엔 한번도 안 와보셨을 것 같아 일부러 모시고 왔는데 의외로 다양하게 맛나게 잘 드신다. 오늘도 맛나지만 그래도 저번에 드셨던 한식부페가 엄마는 더 좋으시단다. 아쉽게도 엄마랑 종종 가던 그 한식부페는 코로나 기.. 2023. 4. 15.
태화강 참숯가마 3월 23일 수요일.. 랑이랑 엄마 모시고 참숯가마에 갔다. 평일이라 한적하고 태화강변에 자리해 공기도 뷰도 쾌적했다. 거짓말 보태지 않고 참숯가마에 다녀오고 나면 일주일 동안 피부가 보들보들 윤기가 흐른다. 물론 저 참숯불기둥 앞에 앉았노라면 몸속의 노폐물이 쫘악 빠져나가고 몸의 피로도 확 풀리는 것 같아.. 한 달에 한 두번..갈 수 있다면 가고싶다. 넷째 주야가 저녁 사준다고 일부러 왔다. 호수가 보이는 정갈한 식당에서 아구찜을 먹는다. 지난번 엄마 모시고 왔을 때 엄마가 맛나게 드셔서 다시 왔다는데..엄마는 오늘은 맛이 없으시단다.ㅠㅠ 멀리서 큰언니가 왔다고 일부러 챙겨주는 동생들의 마음씀이 고맙다. - 벗 님 - 2023. 4. 14.
솔마루길을 엄마랑 엄마랑 뉴스를 보다가 내가 자제력을 잃었다. 정권을 뺏기고 일년여 뉴스를 보지 않았는데.. 종일 TV조선만 보시는 울엄마.. 엄마랑 조곤조곤 옛얘기 나누다가 뉴스를 보시던 엄마가 이재명때문에 몇명이 죽었는지 모른다며.. 살인자란다. 전에 문재인 빨갱이라 욕하실땐 그냥 참고 들어주었는데.. 이번 정권에 대한 울화가 엄마 앞에서 폭발해버렸다. 엄마는 놀라셨는지.. 니가 그럴 줄 몰랐다.. 내 앞에서 그렇게 큰 소리 낼 줄 몰랐다..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으시더니 나가셔서 1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시지 않는다. 내가 참았어야 했는데.. 평생 엄마 앞에서 내 정치색을 드러낸 적이 없었는데.. 엄만 놀라시고 상처를 입으셨을 것이다.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엄마 찾아 여천천으로 나간다. 밤벚꽃이 환한.. 2023. 4. 13.
랑이네 농막2 오후 늦게 바다낚시 간 넷째 제부가 커다란 가자미를 8마리? 나 잡아왔다. 잡아온 가자미를 다듬고 회뜨는 중.. 나랑 갑장인 셋째 제부.. 술은 입에도 대지 못하고 아직까지 만화광이라 쉬는 날이면 만화방에 간단다. 엄마의 텃밭에 오면 다섯 사위 중 가장 열심히 일한다. 동갑이라 그런지 은근 나를 많이 챙겨준다. 직접 잡은 가자미로 회랑 밭에서 뜯은 쑥으로 도다리 쑥국을 끓여 저녁을 먹는다. 돈 주고는 절대 먹지 못하는 싱싱하고 향긋한 맛이다. 서산머리로 해가 기울고 다른 동생들은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고 엄마랑 나랑 랑이는 농막에서 하루 자기로 한다. 농막에서의 하룻 밤.. 너무 좋았다. 엄마는 아침녘부터 밭에서 분주하시다. 쑥도 뜯고 민들레도 캐고 냉이도 캐고.. 나무에 매어둔 해먹에서 까무룩 낮잠도 자.. 2023. 4. 12.
엄마의 뜰 랑이네 농막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엄마의 텃밭이 있는 주야네 집에 잠시 들렀다. 주야가 오니 온 동네 길냥이들이 밥 달라고 모여든다. 언제나 아름다운 엄마의 뜰.. 주야가 닭장에 들어가 달걀을 꺼내오라는데.. 선뜻 들어가지지가 않아 머뭇거리니 주야가 성큼 들어가 달걀을 꺼내온다. 요즘들어 닭들이 알을 많이나아서 달걀이 풍년이란다. 주야는 모아놓은 달걀로 엄마랑 언니들에게 줄 달걀판을 채운다. 엄마는 오시자마자 밭을 둘러보시고.. 마당에 있는 치자나무에서 치자열매를 수확하신다. 치자꽃은 하얗게 탐스럽고 치자열매를 물에 우리면 샛노오랗다. 그 노오란 물로 튀김이나 전을 하면 색감이 참 곱고 먹음직스러워 엄마에게서 치자를 좀 얻어왔다. 히야신스 (꽃말:영원한 사랑) 할미꽃 (꽃말: 슬픈 추억) 주야의 .. 2023. 4. 11.
랑이네 농막 다음날 엄마 모시고 랑이네 농막에 왔다. 참 아름답고 아늑한 곳에 터를 잡았다. 이곳에만 오면 마음이 한없이 평화롭다. 랑이는 벌써 와있었고 잠시 후 셋째 월이네도 오고.. 오후에는 넷째 주야네도 왔다. 봄까치 꽃다지 냉이꽃 랑이의 농막에는 꽃다지랑 봄까치 냉이꽃.. 봄꽃이 만발하였다. 우리는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냉이를 캐고 쑥도 뜯고 민들레도 캔다. 엄마는 다리가 아프신 것도 잊고 가장 바쁘시다. 이렇게 텃밭에서 일하는 것이 너무 좋으시다는 울엄마.. 나 또한 마냥 행복에 겨웠다. 랑이가 준비한 오리탕으로 점심을 먹는다. 다른 찬이 없어도 김장김치랑 동치미만으로도 꿀맛같은 만찬..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이니 더 없는 행복.. 점심 먹고 내남잔 친구들 모임이 있는 대구로 떠났다. 내 동생들.. 랑이.... 2023. 4. 10.
엄마 뵈러 가는 길 3월17일 금요일.. 오랜만에 엄마께 전화를 드렸다. 전화기 너머의 엄마의 음성이 예사롭지 않다. 갑자기 다리가 아파 며칠째 걸음을 못 걸으신단다. 가슴이 철렁~~ 20년 전쯤 다리가 아프셔서 근육주사를 맞으셨는데 그게 잘못되어 그때 이후로 지병처럼 엄말 괴롭혀온 다리통증.. 108배며 자전거타기를 하면 괜찮아지곤 하셨다는데.. 그래도 댄스며 검도며 택견이며 기공체조등 젊은 사람보다 강도 높은 운동을 해오신 울 엄마.. 엄마가 걸음을 못 걸으신다니.. 노인들 걸음을 못 걸으면 그 길로 쇠약해지신다는데.. 특히나 운동을 워낙에 좋아하시는 엄마가 운동을 못하시게 되면 어쩌나.. 얼마나 놀라고 별별 걱정이 앞서 눈물이 핑그르르 돈다. 일단 둘째 랑이에게 엄마의 상태를 알리고 다음날 마침 대구에 모임이 있는 내.. 2023. 4.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