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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나71

안면신경마비(구안와사) 싹싹한 한방병원 원장님께서 최근에 무슨 걱정거리가 있었냐며 묻는다. 스트레스로 인한 면역력 저하가 원인일 수 있다며.. 혀를 내밀어 보라 하고.. 맥을 짚어 보시더니.. 에휴.. 화병이 깊으시네.. 그리고 가슴 가운데를 꾸욱 누르는데 내가 통증을 호소하니.. 보통은 이 정도 눌러서는 통증이 없거든요.. 얼굴에 침을 놓으면서도 가엽다는 듯이.. "에휴.. 무슨 스트레스가 그리 많으셨어요?" 원장님의 그 말에 괜히 울컥한다. 엄마 생각이 났다. 나보다 젊은 날에 이명과 고질적인 두통으로 고생하신 엄마.. 병원 의사선생님께서. 아주머니 참 고생 많이 하며 살아오셨네요.. 그 말 한마디에 처음 본 의사 선생님 앞에서 그렇게 서럽게 우셨다는 울 엄마.. 지금 생각해 보니.. 전조증상이 있었다. 두어 달 전부터 귀.. 2021. 1. 4.
건강 적신호 12월 19일 토요일 새벽 2시경.. 잠자리에 들려고 양치를 하는데.. 가글이 안된다. 한쪽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놀라 잠든 내남자를 깨운다. 나를 보더니 한쪽 눈도 깜박이지 않는단다. 다음날 아침.. 한방병원을 찾았더니.. 친절한 원장님께서 일단 약물치료를 먼저 받아보란다. 바로 옆 건물의 이비인후과에 갔더니.. 진료 의뢰서를 써주며 대학 병원으로 가보란다. 한림대 병원에 왔다. 하루 입원해서 검사를 받아야 한단다. 병원에서 혈압을 측정했는데.. 160.. 쉬었다 다시 재었는데.. 157.. 재차 삼차 재었는데도.. 혈압이 150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다. 내남자도 나도..충격.. 위의 수치는 며칠 후.. 가장 떨어졌을 때의 기록.. 아직도 아침에 재면 150까지 나오기도 하고 오후엔 120대로 떨어.. 2021. 1. 3.
결혼 기념일 12월 11일.. 결혼 26주년.. 하루 전날에.. 내남자가 꽃다발을 사들고 왔다. 26년 살면서 두번 째 받는 꽃다발.. 좋으면서도 그냥 씨익 웃고 말았다. 화들짝 호들갑을 떨며 좋아죽겠다는 리엑션을 해줄 걸 그랬나.. 내 반응이 밍밍해서 내년엔 안해주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다음날 퇴근길에 내가 좋아하는 초밥을 사듣고 왔다. 내일 외식하러 가자며.. 다음날.. 몸도 마음도 도무지 기력이 없고.. 외출할 준비하기가 천근만근.. 그냥 외식한 걸루 치고 집에 있고 싶다고.. 만사가 귀찮았다.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거실을 가득 채우던 꽃향기 시름시름 이울고.. 상큼하던 꽃잎들도 이내 시들었다. 지나간 시절이 주마등처럼 기억의 뇌를 스치운다. 행복했던 날들보다.. 서러웠던 날들만 또렷해.. 2020. 12. 29.
루돌프와 나 2015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에.. 웃고 있어도 슬픈 눈을 가졌다. 단지 눈물샘이 보통 사람보다 발달해서 그래서 그런 거라고만 생각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니.. 저 맑아 보이는 미소 뒤에.. 슬픔이 고여있고.. 아픔이 베여있었던 게지.. 마음이 병들어가고 있었던 게지.. - 벗 님 - 2020. 12. 27.
허니 도로시 "엄마, 이 사이트 들어가서 잠옷 하나 골라 봐.." "허니 도로시"라는 잠옷 사이트를 보내온 우나.. 고심하고 고심해서.. 우나는 하얀 잠옷 두 개를 고르고.. 나는 핑크색을 골랐다. 다음 생에는 유럽 어느 나라의 공주로 태어나고 싶다는 딸.. 늘상 공주 잠옷 타령을 하더니.. 지꺼 두 벌..내꺼 한 벌 저렇게 세 벌의 잠옷을 주문했다. 부드러운 촉감이며.. 섬세하고 하늘한 레이스이며.. 샬랄라한 실루엣이며.. 주문한 잠옷은 기대 이상이었다. 잠옷을 입고 사뿐사뿐 춤을 추고 빙그르르 턴을 돌며 정말 지가 공주라도 된 양.. 행복해하는 딸.. 공주병 걸린 딸 덕분에 요즘 나도 공주 엄마가 되어 조금은 우아하게 잠들고 잠 깬다. - 벗 님 - 벙어리 바이올린 / 페이지 2020. 12. 9.
침실2 나의 침실.. - 벗 님 - 블루 데이 / 포지션 2020. 12. 3.
침실 나의 침실.. - 벗 님 - May it be / 엔냐 2020. 11. 24.
내 생일 내 생일(음력 9월9일, 구구 중양절) 내남자랑 쏭이랑 나랑.. 기흥호수의 샤브에서 간단히 식사하고.. 우나는 일이 있어서 함께 하지 못했다.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쇼핑하고.. 쏭이가 사준 생일케잌.. 쉰네 살이 되었다. 쏭이가 담아준 영상.. - 벗 님 - 2020. 10. 27.
추억의 카세트 테잎 음식준비 다 하고 한가한 오후시간.. 막내 기태방을 정리하던 월이가 오래 된 유물을 발굴했다. 카세트 테잎.. 난 시집 갈 때 다 챙겨갔었는데 동생들은 그냥 두고 갔었던 모양이다. 저걸 엄만 버리지 않고 거의 20여 년 고이 보관해 오셨던 것이다. 반갑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해서 동생들은 달려들어 자기 테잎을 찾아 챙기기 시작한다. 학창시절 용돈 아껴 모아서 소중하게 사모았던 카세트 테잎.. 그 시절 가수들과 노래를 만나니 추억이 새록 돋아나는지 엄마방에서 찾아온 카세트 라디오에 테잎을 넣고 찌지직 거리는 옛노랠 들으며 내 동생들의 눈빛이 추억에 촉촉 젖어든다. " 엄마, 이게 뭐야?" 카세트테잎이랑 라디오를 처음 보는 조카 유담이의 질문에 우린 모두 꺄르르 웃었다. 거실 한켠에 오래 된 액자 속에서.. .. 2020. 10.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