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나103 살아있다는 건 참 멋진 것 같아 카페 플로리안 내부엔.. 빨강머리 앤으로 도배가 되어있었다. 내 유년과 소녀시절의 감성을 온통 지배했던.. 빨강머리 앤.. 빨강머리 앤은 내 삶 속에 녹아들어.. 열네 살적에도..쉰네 살 적에도.. 삶이 힘든 매 순간순간마다 앤을 떠올리며.. 다시금 힘을 내곤 했었다. 갱년기 증상으로 몹시 우울할 때.. 세상 아무것도 다 싫고 무의미하다 느껴질 때.. 무언가 탈출구가 필요했었는데.. 그때.. 문득 떠오른 것도 빨강머리 앤이었다. 40여 년만에 유투브에서 빨강머리 앤을 찾아.. 1회부터 마지막회까지 정주행했다. 내 갱년기 우울을 버티게 해준 게.. 빨강머리 앤이었던 것이다. "살아있다는 건 참 멋진 것 같아." "눈 앞에 보이는 것들이 모두 행복이었어." 삶이 암울하다 느껴질 때.. 이 말을 떠올려 봐.... 2021. 5. 30. 고운 잠 어려서부터 가위에 자주 눌렸었다. 깜깜한 밤이 무서워 한여름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이불을 머리 끝까지 포옥 뒤집어 쓰고 잠이 들곤 했었다. 어린 내가 자면서 나를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내남자도 딸들도 내가 자다가 자주 비명을 지르고 헛소릴 한다고 걱정했다. 깨워도 정신을 못 차려서 잠결에 내남자한테 뺨도 몇 번 맞았다. 내남잔 내가 공포영화나 스릴러물을 즐겨 봐서 그렇다고 하지만 내가 얼마나 겁쟁이인데.. 무서운 거 볼 때는 눈 감고 귀 꼭 막고 보는데.. 예전엔 가위 눌리는 게 싫어 쇠젓가락 기역자로 구부려 방마다 수맥자리 찾아서 수맥을 피해 잠자릴 펴곤 했었다. 그러면 나쁜 꿈을 덜 꾸는 것도 같았다. 하지만 요즘은 굳이 수맥자리 찾지도 않고 잠을 잔다. 악몽을 안 꾼지도 오래 되었다. 이사하.. 2021. 5. 25. 바디 필로우 아이들 방에 걸리적거리며 나돌던 바디필로우.. 기다란 거는 쏭이 꺼.. 분홍색 귀여운 인형은 우나 꺼.. 일단 내 방 침대로 가져왔다. 침대에서 티비를 보거나 찬 한잔 하며 간식을 먹을 때.. 기대기에 편안하다. 어느 순간부터 각방?을 쓴다. 서로 편해서 자연스레 그렇게 되었다. 부부는 무조건 한 방에서 자야 한다고 한사코 우기던 내 남자도 이젠 자기만의 시간과 공간이 편하다고 한다. 해서 나 혼자 이리 뒹굴 저리 뒹굴.. 사방팔방 굴러다니며 잘 때.. 저 바디필로우는 아주 유용하다. 얼마나 편하고 자유로운지.. - 벗 님 - 알아요/ 양파 ♡바디 필로우 엎드려 자거나 옆으로 누워서 잘 때 편한 자세를 취하는 데 도움이 되는, 안을 수 있는 긴 베개 2021. 5. 24. 이사 5월 4일 화요일.. 이사를 했다. 굿 바이.. 동탄.. 이삿 날.. 비바람이 거셌다. 이래저래 힘든 이사였지만 비 오는 날 이사하면 부자가 된다는 속설을 믿어보기로 한다. 첫눈에 반한 곳이다. 그냥 끌렸고 살고 싶은 곳이었다. 내 남자도 나도 전원생활이 하고 싶어 양평 쪽을 쭈욱 알아보다가 여러 가지로 여의치 않아 방향을 바꾸어 선택한 곳.. 원미산 바로 아랫자락.. 조금은 컨츄리 하지만 공기 맑고 정감이 가는 동네.. 거실에서 바라보는 밤 풍경이 참 아늑하다. ♡ 나는 이제 이 곳에서 살아갑니다. 잘 살아낼 것이고 행복해질 겁니다. - 벗 님 - 사랑의 이야기 / 김태정 2021. 5. 19. 엄마 발 안 닿음 청계봉에서 내려와 아파트 상가의 마트에서 간단한 장을 보고 집으로 가는 길.. 집 앞의 공원에서 잠시 쉬어간다. 맞은 편의 우나가 나를 담았다. ※ P.S 이 날.. 마트 계산대 위에다 등산스틱을 놓고 왔다. 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며칠 후에 문득 생각이 나 마트에 전활 하니 다행히 보관하고 있다고.. 이 영상을 나 몰래 찍어 지 아빠 한테 보냈다. " 엄마 발 안 닿음..ㅋ.." - 벗 님 - 2021. 5. 17. 냉이꽃 추억 냉이꽃이 핀 걸 본 후에야.. '아, 올해도 냉이 캐는 시길 놓쳐버렸네..' 내년엔 서둘러 냉이 캐러 가야지.. 가야지 하면서 매년 냉이 캐는 시길 놓친다. 유년의 송골새 마을.. 그 마을의 산과 들엔 웬일인지 냉이가 귀했다. 해마다 봄바람 살랑 불어오면.. 우린 장농 깊숙이 넣어두었던 팔랑 치마를 꺼내어 입고.. 삼삼오오 옆구리에 바구니 끼고 쑥이랑 냉이를 캐러 갔었다. 쑥은 흥청망청 흔했지만.. 냉이는 귀했고 달래는 더 귀했다. 그래도 냉이랑 달래 군락지를 심심치 않게 만나기도 했었다. 일곱여덟 살 무렵의 어린 나는 처음엔 냉이랑 개냉이가 조금 헷갈렸었지만.. 어느 순간 딱 보면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동네 친구들과 온종일 들과 산을 헤매며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바구니 가득 쑥이랑 냉이랑 달래를 캐.. 2021. 4. 18. 복사꽃 마을 대로변 화단에서 만난 복사꽃.. 내 고향은 복사꽃 마을로 유명한 영덕군 지품면.. ♡ 복사꽃은 고향마을을 추억하게 한다. 도심에서 성장기를 보낸 나에게 복사꽃은 그리움이었다. 정겨운 고향마을이었고.. 유년의 향긋한 엄마 품 같은 꽃.. 사는 내내 귀하고 그리운 꽃이었건만 요즘은 대로변 조경수로도 흔히 만나지는 꽃이다. 흔해서 기쁘고 너무 흔해서 시시해진 마음도 있지만 그래도 만나면 늘 아련한 고향마을 같은 꽃.. 2016년 4월, 나..일산 호수공원에서.. - 벗 님 - 복사꽃 피는 고향/ 이미자, 꽃 살강 2021. 4. 11. 산에는 꽃 지네, 꽃이 지네 봄이 오면.. 가장 그리워지는 꽃.. 괜스레 애달파지는 꽃.. 봄이 오면 내 마음 안에서 먼저 피어나는 꽃.. 엄마와 뒷산에 올라 참꽃 따다 두견주를 담그던.. 유년의 추억이 어린 꽃.. 국어시간 마다 소월의 시를 읊어주시던 선생님.. 그리고 사랑하는 벗님.. 내 생애 가장 순수하고 열정적이었던 소녀시절.. 그리고 김두수님의 하늘한 귀촉도가 듣고 싶어지는 꽃.. - 벗 님 - 2021. 4. 6. 나의 갱년기 증상 2012년 나.. 재작년 12월.. 잠자다가 문득 깨었는데 갑자기 몸이 뜨거워지면서 열이 오르는 것이다. '보일러도 켜지 않고 잠들었는데 왜 이리 덥지??' 처음엔 무심히 그냥 넘겼는데.. 며칠에 한 번씩 이렇게 열이 오르는 증상이 반복되니.. 무딘 나는 그제야.. '아하 이게 언니들이 말하던 갱년기 증상이구나..' 갑자기 후끈 열이 올랐다 갑자기 추워졌다 한다더니.. 내게도 본격적인 갱년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쉰을 넘기면서 생리가 불규칙하더니 작년부터는 한 두 달 건너뛰기 시작했고 요 몇 달 동안 감감하다. 돌이켜 보니 생리가 있는 달은 열이 오르는 증상이 없다가 생리를 건너뛴 달에는 그 증상이 나타나곤 했었던 것 같다. 다행한 것은 그리 심하지 않아 일상 생활에 큰 불편은 없다. H언니는.. 2021. 3. 24. 이전 1 ··· 6 7 8 9 10 11 1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