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리/하루127 봉숭아 물들이기 산정 한적한 곳에서 봉숭아 꽃을 만났다. 어떻게 이 곳에 봉숭아 꽃이 피었을까?? 봉숭아물을 들였다. 정말 오랜만에.. 첫눈이 내릴 때까지 손톱 끝에 봉숭아 물이 남아있으면 첫사랑이 이루어진다지.. 봉숭아 꽃물에 첫사랑을 이입한 옛 여인네들의 순정한 그 마음이 고웁다. 난 지금 첫사랑이랑 살고 있다. - 벗 님 - 봉숭아/ 박은옥 2021. 11. 1. 가을 햇살 사뿐히 가을빛 고운 하루.. 가을 햇살 사뿐하던 안 마을 골목 풍경.. 감나무와 탱자나무가 우거진 담장.. 맨드라미, 백일홍, 메리골드, 과꽃, 분꽃.. 금이 간 담벼락에 기대어 핀 가을꽃들.. 낡고 허름하지만 소박하고 정겨운 골목 풍경이 아득한 유년의 추억을 소환한다. 애야..희야..숙이.. 이젠 소꿉친구들 이름자도 가물하다. - 벗 님 - 들꽃 / 김두수 2021. 10. 19. 해바라기 피어있는 9월 중순경.. 오랜만에 안마을을 들입머리로 해서 산엘 가기 위해 나선 길.. 어느 집 대문 앞에 활짝 핀 해바라기.. 이 집 담장 안은 볼 수 없지만 오며가며 외관이 깔끔하고 정스럽다 늘 느꼈었는데.. 해바라기 노오랗게 줄지어 서 있으니 어찌나 어여쁘던지.. 같은 공간에 너무나 상반된 풍경.. 저 해바라기 핀 집 앞의 너른 공터에 푹 주저앉은 폐가 한 채..을씨년스럽다. 여길 지날 때마다 스산한 느낌이 든다. 바야흐로 해바라기의 계절인가 보았다. 동네 골목마다 담장마다 울타리마다 샛노오란 해바라기가 태양을 향해 눈이 부시게 웃고 있다. 풍수 인테리어에 의하면 해바라기 그림이나 사진을 현관입구에 걸어두면 금전운 들어온다고 한다는데.. 울 집 현관에 해바라기 사진이라도 한장 걸어둘까? 후훗~ 뭐 아직 그런.. 2021. 10. 6.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 원미산 가는 길.. 가을 햇살 잎새마다 반짝이는 아침.. 오랜만에 길을 나섰습니다. 산길가의 텃밭에도 가을이 영글어 가고 있었습니다. 내년 봄에 이 텃밭에 한 자리 신청할까 생각 중이지만.. 내남잔 하지 말라 하시고 사실 내 맘도 좀 시들해서.. 어찌 될진 모르겠습니다. 산길엔 온갖 버섯들이.. 꽃처럼 피어 있었습니다. 하산길..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로 내려왔습니다. 인적이 없어 조금 무서웠습니다. 길을 따라 걷다보니 복숭아 과수원이 지천입니다. 복사꽃 축제라는 플랜카드가 붙어있는 걸 보니 해마다 봄이면 복사꽃 축제가 열린다는 복사골이 여기인가 봅니다. 내년 봄 복사꽃 필 즈음이면 얼마나 이쁠까요.. 우나랑 쏭이랑 함께 와봐야 겠습니다. 복숭아 과수원을 따라 안 마을쪽으로 방향을 잡고 내려왔는데.. .. 2021. 10. 2. 쌍 무지개 20201년 8월 8일 베란다 창을 통해 바라본 무지개.. 사진엔 제대로 다 나오지 않았지만 온 하늘 가득.. 온전한 반원을 그리며 찬란하게 뜬 쌍무지개.. 살며.. 무지개를 본 날이 몇 날일까요? 하물며 쌍무지개를 본 날은.. 어린 날 한 번쯤은 보았던 것 같기도 하지만 가물가물합니다. 무지개를 보면 행복이 온다지요.. 행운이 온다지요.. 더우기 쌍무지개를 보면 경사스러운 일이나 반가운 일이 생기거나 인연을 만날 상서로운 징조라고 하네요. 참 벅찬 날이었어요. 저런 무지개를 만난 것만으로도 행운이고 행복이었어요. 어떤 경사스러운 일이 생길지 어떤 고운 인연을 만날지 은근 기대도 되고요. 결국 아무 일도 없이 지나가더라도 무지개를 바라보며 잠시 황홀했고 행복했으니.. 그러면 되었지요. - 벗 님 - 바람.. 2021. 8. 17. 하루하루 내남자랑 우나가 출근하고 나면 커피를 내린다. 시원한 아이스 커피를 만들어 보냉병에 넣어 산책을 나간다. 요즘은 더위에 지쳐 산에 갈 엄두를 내진 못한다. 기껏 공원을 산책하는 게 다이지만.. 기운이 없는 날엔 그나마도 생략한다. ? 공원길엔 어젠 보이지 않던 꽃이 피었다. 갓 피어난 꽃은 언제나 싱그럽다. 처음 보는 꽃이라 꽃이름을 검색하니 하얀 민들레라 뜬다. 몇 번 시도해 보아도 엉뚱한 꽃이름만 떠서.. 모르면 모르는 대로 냅두기로 한다. 저 아래 여인네들이 도란거리는 소리.. 더위를 피해 이른 아침부터 소풍을 나온 모양이다. 바리바리 간식꺼리를 많이도 챙겨왔다.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고 시원한 아이스커피 한 모금 마신 후.. 소나무 아래 산림욕을 위한 긴 의자에 누웠다. 이곳에 누웠노라면 산들산들... 2021. 7. 31. 지치네요 원미산 가는 길.. 일주일에 두세 번 가는 길.. 하지만 요즘은 그나마도 못 간다. 아침부터 지친다. 더위 탓이라고.. 산길 초입에서 만난 새 한 마리.. 혹시 내남잔 알까 하고 사진을 보냈는데 내남자도 새 이름은 모르시겠단다. 사거리 쉼터.. 항상 이 곳에서 한 호흡 쉬어간다. 아이스 커피 마시며.. 오가는 산객들도 훔쳐보며.. 그나저나 당분간 산엔 못 갈듯 하다. 날이 하도 더우니 맥을 못 추겠다. 이리 무더운 날에도.. 코로나로 힘든 날에도.. 열심히 살아가는 그대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 벗 님 - 작은 새의 꿈 / 김두수 2021. 7. 21. 老 아침 일찍 집을 나선다 해도 어느새 해는 중천이다. 오래된 마을이다 보니 공원길엔 연세 지긋한 어르신들이 눈에 많이 뜨인다. 나무 꼭대기에 핀 노란 꽃.. 뒤에 가는 아주머니.. " 저리 높게 꽃이 피면 사람들이 어찌 봐?" 앞에 가는 아주머니.. " 그래도 볼 사람은 다 봐.." 공원 안에 있는 축구장.. 아침 산책길에 자주 만나는 풍경이다. 멀리서는 젊은이들인가..하지만.. 가까이 다가가 보면.. 친정아버지 뻘은 됨직한 칠 팔순은 되어 보이는 어르신들이다. 울창한 소나무 아래 저런 산림욕을 할 수 있는 벤치가 서너 군데 있다. 아주머니 두 분이 도란도란 얘길 나누시며 힐링 중.. 흔들 벤치에 앉아 흔들흔들 모닝커피를 마시노라니 어디선가 트럼펫 소리가 은은하게 울려 퍼진다. 요란하지 않고 낮고 유연하게.. 2021. 7. 16. 감성과 캠핑 사이 집을 나서 100M정도 걸으면 이곳이 나온다. 도심의 공원과는 다른 초록빛 자연이 넘실대는 곳.. 저런 흔들그네가 곳곳에 비치되어 있다. 항상 저 흔들의자에 앉아 모닝커피를 즐긴다. 뻐꾸기 소리..산새소리..를 음악 삼아 흔들흔들.. 맞은편 산에 밤꽃이 하얗게 피었을 적엔 멜랑꼬리한 밤꽃향을 마시기도 하며.. 하루를 심호흡해 본다. 수령이 오래 된 소나무 아래.. 삼림욕을 위한 누울 수 있는 기다린 곡선형의 의자가 있는 곳.. 이곳에 한번 누워보았다. 인체를 고려한 의자인듯 무척 편안해서 한참을 누워있었다. 키 큰 소나무가 뿜어대는 피톤치드를 마시며.. 내가 가장 즐겨 앉는 저 흔들의자가 있는 곳에서 누군가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한 모양이다. 내 로망 중의 하나이기도 하기에.. 저 풍경이 예쁘고 부러웠다... 2021. 7. 10.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1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