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남자랑 우나가 출근하고 나면 커피를 내린다.
시원한 아이스 커피를 만들어 보냉병에 넣어 산책을 나간다.
요즘은 더위에 지쳐 산에 갈 엄두를 내진 못한다.
기껏 공원을 산책하는 게 다이지만..
기운이 없는 날엔 그나마도 생략한다.
?
공원길엔 어젠 보이지 않던 꽃이 피었다.
갓 피어난 꽃은 언제나 싱그럽다.
처음 보는 꽃이라 꽃이름을 검색하니
하얀 민들레라 뜬다.
몇 번 시도해 보아도 엉뚱한 꽃이름만 떠서..
모르면 모르는 대로 냅두기로 한다.
저 아래 여인네들이 도란거리는 소리..
더위를 피해 이른 아침부터 소풍을 나온 모양이다.
바리바리 간식꺼리를 많이도 챙겨왔다.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고 시원한 아이스커피 한 모금 마신 후..
소나무 아래 산림욕을 위한 긴 의자에 누웠다.
이곳에 누웠노라면 산들산들..
산바람이 시원하다.
이런저런 생각들이 스치우고..
살아갈수록 더 단단해질 줄 알았는데..
왜 이리 지치고 서럽고 힘이 드는지..
그래도 삶은 참 감사한 거라며 애써 마음을 다잡는다.
좀 더 머물고 싶었지만 올림픽 경기를 시청하기 위해..
자리를 정돈하고 일어난다.
올림픽 경기의 아슬한 순간은 차마 보지 못한다.
나중에 결과가 나온 후에 이긴 경기만
재방으로 다시 본다.
그 간 졸이는 시간조차 견디지 못하는 종잇장 같은 심장으로..
이 험한 세상 어찌 살아가려고..
- 벗 님 -
희망가 / 김호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