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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크리스마스 우난 친구들하고 보낸다고 집에 못 온다고 며칠 전에 양해를 구했다. 미안했던지 케잌을 주문해준다고 했지만 카림상가 까지 가서 찾아오기 번거로워 아침에 병원 다녀오는 길에 동네 파리바게트에 들러 케잌을 샀다. 이른 아침부터 크리스마스 케잌을 사러 온 사람들로 빵집은 북적거렸다. 크리스마스는 크리스마스다. 크리스마스 이브의 늦은 밤.. 내남잔 쏭이 마중 가고.. 난 쏭이 알바 마치고 오면 케잌 컷팅식하려고 기다리는 중.. 바빠 알바시간이 연장 된 쏭이.. 자정을 넘긴 시간에 아빠랑 함께 귀가하는데.. 사장님이 주셨다며 치킨 봉다리를 들고 들어온다. 케잌에 촛불 하나 켜두고 케잌은 컷팅식만 하고.. 쏭이가 가져온 치킨이랑 똥집튀김으로.. 별 의미 없지만 그냥 보내기 아쉬운.. 크리스마스 이브를 단촐하게 보낸다.. 2020. 12. 26.
나만의 크리스마스 트리 트리 만들 생각은 없었다. 우나가 왔길래 별 기대 없이 "트리 만들까?" 물었더니.. 반기며 그러자 한다. 우나 나이만큼이나 된 반짝이 전구랑.. 달랑 몇 개 남지 않은 트리 장식을 꺼내 해피트리에 친친 감고 주렁주렁 매단다. 그래도 우나덕분에.. 거실이 반짝거리니.. 크리스마스 기분이 쪼매 난다. ","etype":"space"}" data-grammar-id="grammar2" data-grammar-focus="false">전 쯤에..> 우나가 지 방에 꾸몄다며 톡으로 보내온 영상.. - 벗 님 - 2020. 12. 25.
첫눈 내리던 날 "엄마, 지금 눈 와.." "그래?..." "엄청 많이 와, 나 눈구경하고 올게.." 뉴스에서 눈소식을 듣긴 했지만.. 그러려니 했다. 쏭이의 눈구경 간다는 말이 신선하게 와닿았다. '그래..이건 첫눈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그제야 커튼의 암막을 걷고 밖을 내다본다. 쏭이처럼 눈 밟으러 밖으로 나갈 마음도 기력도 없어'' 베란다 창을 통해 잠시 눈 내린 하얀 세상을 내려다본다. 첫눈이 하얗게 세상을 덮어도.. 반갑지도 기쁘지도 예쁘지도 않다. 코로나 때문이라고.. 갱년기 때문이라고.. 그렇게 우겨보지만.. 요즘은 살아온 날들에 대한 회한에 빠지곤 한다. 울 아빠 생각도 자꾸 나고.. 첫눈 내리던 그 즈음의 몇날.. 난 우울했고 암담했고 하늘은 회색빛이었다. 여전히 헤어나지 못한 채 오늘도 살았다. -.. 2020. 12. 17.
허니 도로시 "엄마, 이 사이트 들어가서 잠옷 하나 골라 봐.." "허니 도로시"라는 잠옷 사이트를 보내온 우나.. 고심하고 고심해서.. 우나는 하얀 잠옷 두 개를 고르고.. 나는 핑크색을 골랐다. 다음 생에는 유럽 어느 나라의 공주로 태어나고 싶다는 딸.. 늘상 공주 잠옷 타령을 하더니.. 지꺼 두 벌..내꺼 한 벌 저렇게 세 벌의 잠옷을 주문했다. 부드러운 촉감이며.. 섬세하고 하늘한 레이스이며.. 샬랄라한 실루엣이며.. 주문한 잠옷은 기대 이상이었다. 잠옷을 입고 사뿐사뿐 춤을 추고 빙그르르 턴을 돌며 정말 지가 공주라도 된 양.. 행복해하는 딸.. 공주병 걸린 딸 덕분에 요즘 나도 공주 엄마가 되어 조금은 우아하게 잠들고 잠 깬다. - 벗 님 - 벙어리 바이올린 / 페이지 2020. 12. 9.
침실2 나의 침실.. - 벗 님 - 블루 데이 / 포지션 2020. 12. 3.
제부도에 가다 주말의 하루.. 우리 가족은 제부도에 다녀왔다. 회 먹으러 가자는 내 남자.. 회는 바닷가에 가서 먹어야 제 맛이라며.. 늦잠 자고 늦장을 부린 탓에.. 오후 3시경에 도착한 제부도.. 하늘은 잔뜩 흐렸고 바닷바람은 차가웠다. 흐린 하루 속으로 저무는 회색빛 바다.. 바다는 고요로웠고 사람들은 평화로웠다. 아쉬웠다. 해변을 거닐 여유가 없어 멀리서 잠깐 바다 사진만 담아야 했다. 바닷가 입구의 횟집.. 내 또래쯤의 주인 여자는 상냥하고 친절했다. 그럭저럭 맛났지만 내 기분 탓인지.. 식욕이 땡기지 않아 먹는 둥 마는 둥.. 값은 엄청 비쌌다. 지난번 대부도 노랑머리 횟집 가격의 2배 정도.. 쏭이 알바시간에 맞추기 위해.. 아쉽지만 회 먹자마자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모처럼 우리 네 식구 다 함께 바닷가.. 2020. 11. 30.
쏭이와 민정이의 인생네컷 ㅋㅋㅋ~~ 올해 대학 새내기가 된 조카 민정이가 우리 집에 다녀갔다. 12년 열나 공부해서 대학생이 되었지만.. 가엽게도.. 캠퍼스 생활은커녕 같은 과 친구들 얼굴도 잘 모른단다. 쏭이랑 민정이랑은 사촌들 중에서도 쿵짝이 잘 맞다. 2박 3일.. 둘이서 강남도 가고 뚝섬도 가고 한강에서 캠프도 하고.. 돌아 댕기면서 얼마나 먹어대었는지.. 이틀 만에 둘 다 오동통한 너구리처럼 빵빵해졌다. - 벗 님 - 노래방에서 / 장범준 2020. 11. 29.
쏭이의 밤 산책 곰돌이 푸같이 빵빵하게 무장한 쏭이 모습이 귀여워 담았다. "엄마, 산책 갔다 올게.." 야심한 밤의 산책.. 햇빛이 싫다는 야행성 쏭이의 요즘 일과 중 하나다. 대학 졸업반인데.. 시험 칠 때와 주 1회 실습 시간 외에는 올핸 학교에 거의 가지 못했다. 코로나 시대.. 너도 나도 다 암울하지만.. 어린 아이들과 젊은 청춘들을 바라보는 마음은 더욱 안타깝다. 끝나기는 할까.. 모르는 타인과도 맨 얼굴로 스스럼없던 그런 시절이 다시 올까.. 그래도 오겠지.. 올거야..반드시.. - 벗 님 - 잠이 오질 않네요 / 장범준 2020. 11. 28.
겨울 민들레 추운 날이었다. 대로변 갈빛 마른 잔디 위에 살포시.. 샛 노오란 민들레 한 떨기 유난히 눈길을 끈다. 요즘은 사진도 셀카도 거의 찍지 않아 처음엔 그냥 지나쳤었는데.. 가다가 멈칫 뒤돌아 보고.. 또 뒤돌아 보고..결국.. 가던 발걸음을 돌려 민들레를 담는다. 땅바닥에 바짝 엎드려.. 이리 찬 날에도 저리 싱그러운 꽃잎을 피우다니.. 민들레는 참 강인하다는 걸 새삼 느낀다. 꽃말은 행복, 감사하는 마음.. 행복이 어디 먼 데 있을까.. 하루하루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 수 있다면.. 그 곳에 행복이 있는 게지.. 다른 거 다 제쳐두고 오늘 하루도 무사함에 감사하며.. - 벗 님 - 2020. 11.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