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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독백

첫눈 내리던 날

by 벗님2 2020. 12. 17.

 

 

 

 

 

 

 

 

 

 

"엄마, 지금 눈 와.."

"그래?..."

"엄청 많이 와, 나 눈구경하고 올게.."

 

 

뉴스에서 눈소식을 듣긴 했지만..

그러려니 했다.

쏭이의 눈구경 간다는 말이 신선하게 와닿았다.

'그래..이건 첫눈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그제야 커튼의 암막을 걷고 밖을 내다본다.

 

쏭이처럼 눈 밟으러 밖으로 나갈 마음도 기력도 없어''

베란다 창을 통해 잠시 눈 내린 하얀 세상을 내려다본다.

 

첫눈이 하얗게 세상을 덮어도..

반갑지도 기쁘지도 예쁘지도 않다.

코로나 때문이라고..

갱년기 때문이라고..

그렇게 우겨보지만..

요즘은 살아온 날들에 대한 회한에 빠지곤 한다.

울 아빠 생각도 자꾸 나고..

 

첫눈 내리던 그 즈음의 몇날..

난 우울했고 암담했고 하늘은 회색빛이었다.

여전히 헤어나지 못한 채 오늘도 살았다.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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