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리148 밤 산책 카페 주인 여자가 가르쳐준 산책길.. 짐 정리로 몹시 지친 저녁.. 다 잊고 몸도 맘도 쉬고 싶어 나선 길.. 아침부터 골반 쪽에 통증이 좀 있었지만 절뚝거리면서도 집을 나섰다. 아파트 뒷쪽의 산책로는 그야말로 시골길.. 개구리 소리 요란하고 개울물 돌돌 흐르는 소리도 들린다. 어둑한 시간..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여유로운 저녁 산책을 하거나 작정을 하고 운동을 하러 나왔다. 그 사람들의 행렬을 따라 걷고 또 걸어.. 지나가는 여자에게 물어본 반환점인 까치산역?? 거기까지 걸어갔다 걸어왔다. 결국 이틀동안 골반통으로 걸음도 걸을 수 없을 지경이 되고 말았다. 걱정했는데 다행히 삼일째부터 통증은 호전되고 지금은 말짱해졌다. 다음날.. 냉면 좋아하는 내 남자 모시고 어제 산책로에서 봐둔 명태회냉면 집 가는.. 2021. 5. 23. 내 자리 이사 갈 때마다 애물단지이던 하이그로시 하얀 탁자를 베란다에 두었다. 처음엔 화분을 올려 둘 생각이었는데 베란다 창으로 보이는 뷰가 너무 예뻐.. 내 노트북 전용자리로 만들었다. 세상의 하늘과 땅과 집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내 자리.. 집안일을 끝낸 여유의 시간에 난 이 자리에서 시간을 보낸다. 노트북을 켜둔 채 멍 때리기도 하고.. 모닝커피를 마시고.. 다이어트 도시락도 먹고.. 비 내리는 하루 시장통에서 사 온 찐빵이랑 만두도 먹고.. 유투브를 보고 음악도 듣고 블로그도 한다. - 벗 님 - 2021. 5. 22. 이삿짐 정리 완결판 이삿짐 정리 하는 동안.. 몸이 힘드니 기름지거나 달달한 것들이 자꾸 땡긴다. 웬만큼의 짐정리를 끝내고.. 이사 오고 일주일만의 첫 외출.. 은행 볼일도 보고 다이소에 들러 필요한 소품도 사고 집 앞의 팜 마트에서 장도 볼 겸.. 집을 나섰다. 골목 구석구석에 피어난 오월의 꽃들이.. 하 정답다. 이사하던 날은.. 온 산에 아카시아 피어날 무렵이었다. 이사 정리하고 나니.. 아카시아 어느새 만발하였다. 이삿짐 정리의 방점은 사진 액자 걸기.. 이로써 이삿짐 정리가 완결되는 것이다. 벽에 못 박고 뭐 거는 거 싫어하는데.. 저 액자들 거치대를 잘 챙긴다고 따로 챙겼는데.. 이삿짐 다 정리하고도 어디에서도 나오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식탁 앞의 벽에다 액자를 배치해서 건다. 우나가 검색해보더니 가족사진을 .. 2021. 5. 21. 김부삼(김치 부추 삼겹살) 이삿짐 정리하다가 에너지 보충을 위해 집 근처의 고깃집에 왔다. 옛스런 고깃집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고.. 남자 종업원이 맛깔나게 고기를 구워 가지런히 잘라 정렬해주는 서비스도 만족스러웠고 무엇보다 고깃집 밖에서 들리는 엿장수 소리가 정겨웠다. 볶음밥은 살짝 기대에 못 미쳤지만 조만간 또 오고싶은 곳이었다. 우리 가족 네 명이 모두 함께 하는 시간.. 이로써 나의 행복이 완성되는 느낌이다. - 벗 님 - 정답게 가는 길 / 박우철 2021. 5. 21. 꽃 피는 봄이 오면 아침나절.. 그동안 마음의 짐이던 일을 처리하고 마음의 여유가 좀 생기니.. 문득 진달래가 보고 싶어졌다. 엄마와의 추억이 어린 산에 산에 핀 참꽃이 그리워졌다. 집 앞의 리베라산을 오르기로 하고 행장을 꾸려 집을 나선다. 저번에 발을 삐끗한 이후로 오른쪽 발이 시원치 않아 스틱을 챙긴다. 산 초입.. 봄나들이 나온 유치원 아이들의 행렬이 봄꽃보다 어여쁘다. 이미 다 져버렸으면 어쩌나.. 산초입에서 진달래 연분홍 꽃빛이 나를 반긴다. 어느새 절정의 시간을 뒤로하고 이울고 있었다. 조금 더 일찍 나섰더라면.. 진달래 만발할 적에 왔더라면.. 온 산이 붉게 물들었을 때 찾았더라면.. 그래도 아쉬움보단 아직 꽃잎이 피어있어 반가움이 컸다. 반틈이나 잘려나간 산허리.. 이곳에서 반환점을 그린다. 어랏! 막다른 .. 2021. 4. 5. 요만큼 오신 봄 "엄마, 오늘도 운동 안가??" "응..기운이 없어. 이따 오후에 나가서 스트레칭이나 할려고.." 일주일 내내 집안정리를 했다. 베란다 앞 뒤 창고부터 주방 신발장 옷방 안방 아이들방.. 며칠동안 버리고..버리고..버렸다. 아이들 책이랑 옷과 신발.. 온 집안을 발칵 뒤집어 버릴 것들을 선별하고 다시 정리하는데.. 꼬박 일주일은 걸렸다. 그리고 이틀 동안 시체처럼 널부러졌다. 운동 안 가냐고 걱정하는 쏭이.. 엄마 오늘 뭐하냐? 며 카톡으로 묻는 우나.. 아무것도 안하고 누워있다고 하면 무기력한 엄마로 보일까 봐.. 딸들 눈치가 보이는 것도 있고.. 문득 삶이 허무하게 느껴지기도 해서..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 몸과 맘을 추스려 밖으로 나간다. 거의 일주일만의 외출.. 아..봄이 이만큼이나 와있었구나.. .. 2021. 3. 27. 내게도 봄 해 저문 어스름 녘.. 스트레칭이라도 하려고 GYM으로 가는 길.. 길가에 내어놓은 꽃 화분이 봄이 왔음을 알려준다. 지친 하루.. 느지막한 하오의 시간에야 첫끼를 먹는다. 야탑역 광장.. 코로나 선별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 줄이 하도 길어서 조금 놀랐다, 비 드문 내리고 흐리던 하루.. 겨우 한 고비를 넘기고 나서야.. 봄꽃을 바라볼 여유를 찾는다. 사는 일이.. 나만 힘이 든 건 아닐 거야.. 언제였을까? 봄비 내리던 하루.. 여천천을 따라 엄마 집 가던 길에.. - 벗 님 - 봄비 /장범준 2021. 3. 15. 삐끗 양평의 어느 곤드레 밥집.. 어둠이 이슥히 내려앉은 시간.. 차로 지나다 보이는 식당의 불빛이 따스하고.. 주차된 차도 많아 맛집인 듯 보여.. 볼일 보고 굳이 이곳으로 다시 와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안내받은 구석진 자리.. 우리 말고 두 커플이 더 있었다. 우리 또래의 중년의 남녀.. 여자가 "오빠.. 오빵.." 콧소릴 내는 걸 보니.. 부부는 아닌듯 보이고.. 우리 바로 뒷자리의 나이 지긋해 보이는 남녀.. 잠시도 쉬지 않고 자기 얘길 하고 있는 여인네.. 잠깐 앉아있는 사이에 그 여인네의 살아온 이야기며 지금 현재의 상황까지 의도하지 않았는데 다 듣고 말았다. 솔로이며 요양 보육사로 일하고 있는데.. 자기 나이에 일할 수 있어 운이 좋았고 자기 삶에 만족한다는 대충 그런 이야기였다. 정말 큰 소리.. 2021. 3. 3. 6층에서 싸락눈이 내리는가 싶더니.. 함박눈이 되어 세상의 땅 위로 하얗게 쌓이는 하루.. 러닝머신 50분.. 요가 소년 영상 보며 스트레칭 40분.. 운동 마치고 나른한 마음으로 6층 GX룸에서 내려다본 풍경.. 내 눈엔 이쁜 풍경.. 요 근래 눈이라도 자주 내려주니 위안이 된다. - 벗 님 - 2021. 2. 18. 이전 1 ··· 11 12 13 14 15 16 1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