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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가족87

엄마의 행복 "엄마, 어디 가고 싶은 데 있어?" "태화강에 공원 만들어 꽃도 심고 엄청 좋다던데.." 그러고 보니 저번에도 엄마가 태화강 이야기를 하셨었다." "엄마, 그럼 우리 내일 태화강에 갈까?" 내가 이 말을 했을 때의 엄마의 표정이 잊히지 않는다. 아이처럼 빵긋..너무나 해맑게 웃음 지으시던 엄마.. 우나도 그 순간 할머니의 표정이 너무 행복해 보이시더라며.. 돌이켜보니.. 엄마의 주변 지인들이 다들 태화강 다녀와서 좋더라.. 참 잘해놨더라.. 별별 꽃들도 심어놨더라.. 자랑을 늘어놓으실 때마다 무척 가보고 싶으셨던 것이다. 난 당연히 엄마가 다녀오신 줄 알았는데.. 여직 가보지 않으셨다고 하신다. "엄마도 한 번 다녀오시지 그랬어?" "혼자 무슨 재미로 가" 그랬다. 엄만 정말 좋은 곳에 정말 사랑하는 .. 2021. 12. 17.
엄마 모시고 쿠우쿠우 엄마 모시고 쿠우쿠우에 왔다. 이런 초밥 뷔페는 처음이시라는 엄마.. "엄마, 할머니 잘 드시는데.." 소식을 하시고 입도 참 짧으신 편인데.. 다행히 맛나다며 잘 드신다. - 벗 님 - 어머니의 손 / 범능스님 2021. 12. 9.
울 아빠 먼 길 가신지 일곱 해 2013년 8월30일(음력).. 울 아빠 먼 길 가신 날.. 추석 지내고 2주일 후 아빠 제사 모시러 다시 친정 가는 길..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간단히 아침을 먹는다. 내남잔 식당 안에서 갈비탕을.. 난 야외 탁자에서 베트남 반미샌드위치를.. 그토록 오랜 세월을 함께 살아도 우리 둘의 식성은 완전 다르다. 하루 전날 미리 가서 제사준비를 하려고 했는데.. 내남자 일이 바빠 제삿날 오후 2시 경에 도착했다. 6시간이나 걸렸다. 엄마랑 주야랑 오늘이 마침 휴무인 월이가 전을 다 부쳐놓았다. 늦게 와서 미안한 난 도착하자마자 팔을 걷어부치고 나물을 볶고 무친다. 잠시 후 이번에 밀양에 땅을 사서 측량하러 간 랑이가 오고.. 저녁무렵 퇴근한 영아랑 제부들이 속속 도착하고.. 하필 오늘이 시할머니 제삿날인 네째 .. 2021. 10. 8.
세상 가장 행복한 순간 한가윗날 저녁.. 동쪽 하늘가에 둥실 떠오른 달님은 참 둥글고 환하고 온화했습니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세상 가장 행복한 순간이였습니다. 사는 일이 암만 서글퍼도 이 순간만은 사르르 잊고.. 너무 감사해 괜스레 눈시울이 젖어들었습니다. 행복하고 감사해도 눈물이 나더군요.. 2018년 9월.. 이번 추석엔 셀카를 한 장도 찍지 않았다. 점점 셀카를 잘 안 찍게 된다. - 벗 님 - 2021. 10. 1.
나의 샹그릴라 12시에 자가격리 해제가 된 영아네가 오고.. 시댁에서 차례를 지낸 주야네도 오고.. 우리 친정식구들 한자리에 모인 한가윗날 오후.. 한자리에 모여 이런 얘기 저런 얘기 나누다 보니 웃음소리 커지고 말소리도 커져.. 아파트 사람들에게 누가 될까 조심스럽다. 넷째 제부가 집 앞에 보도블록을 깔기 위해 땅을 고르다 큰 바윗돌이 나와 작업을 못하고 있다기에 다 함께 그 바윗돌도 치워주고 겸사겸사 마음 놓고 떠들 수 있는 밀양 주야네로 가기로 한다. 도착하자마자 엄마는 텃밭으로 직행하시고.. 넷째 제부는 모기약을 뿌린다. 어릴 적 여름밤마다 동네에 뿌려지던 추억이 생각나는 하얀 연기.. 온 동네 아이들이 그 하얀 연기를 우르르 쫓아다녔었지.. 주야가 따먹다 지쳐 내버려 두었다는 캠벨포도랑 거봉을 딴다. 끌물이라.. 2021. 9. 29.
추석 추석 이틀 전.. 아침 일찍 울산 친정으로 출발한다. 가는 길 우나 회사 동료가 이번에 개업했다는 군포의 수제 요거트 가게에 일부러 들렀다. 8년동안 근무한 짱짱한 직장인 대기업을 그만두고 오픈한 가게.. 대박 나야할텐데.. 요즘 핫 아이템인 듯 한데.. 맛이 꽤 괜찮아 우나랑 나랑 또 먹고 싶어 우리 동네 수제요거트 가게를 일부러 찾아가기도 했다. 이틀 전.. 친구랑 여행을 떠난 쏭이를 문경에서 픽업하고.. 문경 근교의 쭈꾸미집에서 식사를 한다.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카페 분위기의 깔끔한 식당.. 쏭이는 친구랑 먼저 먹었다고 하고.. 내 남자랑 우나는 쭈꾸미정식을.. 난 별로 배가 고프지 않아 사이드 메뉴로 주문한 새우튀김으로 식사를 대신한다. 집 근처에 있다면 가끔 찾을 것 같은 꽤 맛난 식당이.. 2021. 9. 28.
마당 풍경 해질녘에나 해뜰녘에 주야네 데크에 앉아 줄기차게 뻗은 맞은편의 영남알프스 산자락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한다. 참 좋아한다. 세상시름 아무것도 아닌 듯.. 마음이 후련해진다. 평온해진다. 주야네 아침 뜨락을 거닐며 우리 주야의 감성이 담긴 소탈하고 소박한 풍경을 몇 컷 담는다. 엄마도 어느새 깨셔서 텃밭을 둘러보고 오신다. 무심한 듯 툭툭 놓여진 마당의 풍경들마다 우리 주야의 소탈한 감성과 소담스런 감각이 묻어있음이 느껴진다. 예쁘다. 매일 이렇게 잠들고.. 매일 이렇게 잠 깬다면.. 참 행복할 것 같다. 극심한 스트레스가 원인이라는 이명도 말끔히 나을 것만 같다. 요즘 이명이 점점 심해져서 걱정이다. - 벗 님 - 힘내시길 바랍니다.!!!(정경심 2심도 징역4년..) 2021. 8. 12.
아침풍경 동생들은 다들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고.. 주야네에서 보내는 청청한 별밤이 좋고.. 영남알프스 산자락을 바라보며 깨는 아침이 좋아.. 엄마께 울산엔 내일 가시라하고 우리 부부랑 엄마는 주야네에서 잤다. 아침햇살이 유리창을 부수고 들어와 단잠을 깨운다. 베란다 창밖엔 동네 길냥이들이 아침밥을 달라고 줄을 서 있다. 내가 다가가니 화들짝 놀라 대부분 달아나고.. 간 큰 놈 두세 놈만 멀뚱 나를 쳐다보고 있더니.. 한 놈은 아예 저 뚫어진 방충망을 통해 거실 안으로 들어와 집고양이인 달래의 밥을 천연덕스레 먹는다. 강아지 싫다.. 고양이 싫다.. 말로는 그러면서도 은근 정이 많은 내 남자.. 일어나자마자 길냥이들 사료와 물을 챙기고 있다. 온 동네 길냥이들이 마치 제 집인 양 수시로 와서 사료를 먹고 간단다. .. 2021. 8. 11.
나의 천국, 나의 행복 마당의 잔디를 깎고 있는 둘째 제부.. 셔츠가 땀에 흠씬 젖었다. 오랜만에 온 큰딸에게 줄 복숭아며 파며 고추를 담고 계시는 엄마.. 대파를 뽑고 있는 내남자.. 각자 집에서 만들어온 음식으로 엄마의 생일상차림을 준비 중.. 난 오리고기를.. 내남자가 일산시장까지 가서 직접 공수해왔다. 둘째 랑이는 잡채를.. 셋째 월이는 손이 많이 가는 구절판을.. 실제 인기가 제일 좋았다. 네째 주야는 샐러드랑 밑반찬 그리고 미역국.. 네째 제부가 퇴근길에 장어를 사왔다. 막내 영아는 과일이랑 간식꺼리를.. "엄마, 언능 와..상 다 차렸어." 엄만 밀양에만 오시면 텃밭에서 떠나실 줄을 모르신다. 둘째 랑이가 가져온 산삼주.. 엄청 쓰고 쎘다. 생전 아빠는 술을 입에도 못 대셨지만.. 울 엄만 술을 좋아하시고 즐기신다.. 2021. 8.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