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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가족

아빠의 기제사(아홉번째)

by 벗님2 2022. 10. 21.

 

 

9월23일 금요일..

 

추석 지내고 보름 후가 아빠의 제사다.

몇번째 기제사인지는 매번 헤아려봐야 한다.

어느새 아홉 해가 되었다.

 

마침 내남자가 청주 출장이 있어

청주에서 내남자 업무 보고 바로 울산으로 출발하기로 한다.

 

아침 일찍 청주 가는 길..

분당의 해장국집에서 아침을 먹는다.

탕 종류를 싫어하는 내남자가 여기 내장탕이 맛나더라며

일부러 들렀다.

 

 

 

 

내남자가 청주시청에서 업무를 보는 동안..

시청 앞의 카페 이디야에서 내남자를 기다린다.

생각보다 오래 기다리지 않아 내남자의 연락이 왔다.

 

아침 일찍 출발했지만 어둑해져서야 울산에 도착했다.

내남잔 울산에 나를 내려주고 곧바로 또 부산에 가야한다.

친한 친구 장모님?의 장례식에 참석하고 와야한단다.

 

 

 

 

9월24일 토요일..

 

다음날..

엄마의 택견대회가 있어 엄마를 대회장까지 모셔다 드리고..

간 김에 엄마가 출전하시는 택견대회를 구경하다가 왔다.

엄마는 대회 끝나고 회원분들과 회식이 있으시다고 해서..

 

내남자랑 막내 태야를 데리고 저녁도 먹을 겸 술 한잔 하러 나왔다.

 

 

 

 

 

 

 

 

 

 

막내 태야..

맏이인 나랑은 13살 터울이다.

딸 다섯 딸부잣집에 귀한 아들 하나..

아직 미혼이다.

 

울산 올 때면 내남잔 늘 우리 태야를 챙긴다.

둘이 나가서 술 한잔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누나인 나는 정작 아무 생각이 없는데..

내남잔 처남 장가 가야할텐데 하며..

우리 태야 장가 보낼 걱정도 내남자가 가장 많이 한다.

가끔 내남자가 밉다가도 처갓집 살뜰히 챙기는 거 보면 ..

참 고맙다.

 

 

 

 

9월25일 일요일..

 

아침 일찍 동생들이 왔다.

나랑 다르게 동생들은 손도 재빠르고 음식도 척척 잘 한다.

덕분에 오전 중에 제사음식 준비는 끝났다.

 

 

 

 

 

 

 

 

 

 

 

 

아빠 제사를 지낼 때면..

다섯 자매 부부 차례로 술을 따르고 절을 올린다.

술 한모금도 못마시던 울 아빠 취하시겠다며 농을 한다.

 

둘째 제부가 담배를 한대 피워 젯상에 올린다.

19살부터 태우셨다는 담배..평생을 태우시다..

폐암으로 돌아가신 울 아빠..

그래도 생전 좋아하시던 거니까..

 

 

 

벽제 화장장..

 

 

울산에 도착한 다음날..

둘째 형님네 아버님이 돌아가셨다는 비보가 날아왔다.

내남자는 당장 올라가봐야 한다고..

갔다가 다시 내려오잔다.

울산에서 일산까지 다시 갔다가 온다고??

 

우린 일단 아빠 제사 모시고

새벽같이 달려 발인식에라도 참석하기로 한다.

새벽 2시경 집에 도착해서 옷 갈아입고..

새벽 5시경 발인 시간에 맞춰 장례식장에 갔는데..

벌써 화장장으로 떠났단다.

해서 곧바로 벽제 화장장으로..

 

사돈 어르신 화장하는 거까지 다 보고 돌아가는 길..

하늘이 싯푸르다.

구름은 어찌나 새하얗던지..

 

 

 

- 벗 님 -



 

 

 

자유혼 / 김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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