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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독백16

예뻐라~ 비 오는 하루..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다 만난 너무 예쁜 풍경.. 아이들을 유치원에 데려다 주는 젊은 엄마.. 엄마 손에는 아이들의 유치원 가방이 두 개 들려있고.. 노란 병아리색 우의 입고 엄마 뒤를 쫄래쫄래 따라가는 앙증한 아이들.. 쌍둥이일까..연년생일까.. 처음엔 아~ 예뻐라~바라만 보다가.. 너무 예뻐 줌을 한껏 당겨 폰으로 다다닥 담았다. 문득.. 우나랑 쏭이 어릴적 모습이 오버랩 되면서.. 내 마음에 정겨움이 뚝뚝 묻어나고.. 새파란 새댁이던 젊었던 시절의 내 모습이 그리워지며.. 세월의 서글픔이 밀려온다. 작년 이맘때.. - 벗 님 - 추적이는 여름비가 되어 / 장범준 2021. 7. 4.
내게도 봄 해 저문 어스름 녘.. 스트레칭이라도 하려고 GYM으로 가는 길.. 길가에 내어놓은 꽃 화분이 봄이 왔음을 알려준다. 지친 하루.. 느지막한 하오의 시간에야 첫끼를 먹는다. 야탑역 광장.. 코로나 선별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 줄이 하도 길어서 조금 놀랐다, 비 드문 내리고 흐리던 하루.. 겨우 한 고비를 넘기고 나서야.. 봄꽃을 바라볼 여유를 찾는다. 사는 일이.. 나만 힘이 든 건 아닐 거야.. 언제였을까? 봄비 내리던 하루.. 여천천을 따라 엄마 집 가던 길에.. - 벗 님 - 봄비 /장범준 2021. 3. 15.
첫눈 내리던 날 "엄마, 지금 눈 와.." "그래?..." "엄청 많이 와, 나 눈구경하고 올게.." 뉴스에서 눈소식을 듣긴 했지만.. 그러려니 했다. 쏭이의 눈구경 간다는 말이 신선하게 와닿았다. '그래..이건 첫눈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그제야 커튼의 암막을 걷고 밖을 내다본다. 쏭이처럼 눈 밟으러 밖으로 나갈 마음도 기력도 없어'' 베란다 창을 통해 잠시 눈 내린 하얀 세상을 내려다본다. 첫눈이 하얗게 세상을 덮어도.. 반갑지도 기쁘지도 예쁘지도 않다. 코로나 때문이라고.. 갱년기 때문이라고.. 그렇게 우겨보지만.. 요즘은 살아온 날들에 대한 회한에 빠지곤 한다. 울 아빠 생각도 자꾸 나고.. 첫눈 내리던 그 즈음의 몇날.. 난 우울했고 암담했고 하늘은 회색빛이었다. 여전히 헤어나지 못한 채 오늘도 살았다. -.. 2020. 12. 17.
하루가 행복하려면 2020년 9월 19일 토요일. 햇살 하루가 행복하려면 이발을 해라 한달동안 행복하려면 말을 사라 한해를 행복하려면 집을 지어라 평생을 행복하려면 정직 하여라 먹구름 아침 하늘 가득하고.. 빗줄기 세차게 뿌리더니 조금씩 구름이 걷히고 하늘빛이 간간히 드러나는 아침.. 아침 기온이 제법 선선해 그나마 열어놓았던 작은 주방 창도 닫는다. 오늘은 미장원에 가려한다. 미장원 간지 일 년이 넘은 듯 하다. 중도 자기 머리는 못 깎는다는데 머리가 하도 치렁해 지난번에 뒷머리까지 내가 잘랐다. 앞 머린 원래 내가 수시로 자르지만 뒷머릴 내가 자른 건 처음이다. 코로나 때문에 미장원 가기 찜찜하다는 핑계로.. 요즘 머리숱이 한층 풍성해졌다. 커피 샴푸를 사용한 이후 그런 듯하기도 하고.. 아님 흰머리 칼 보이는 대로 .. 2020. 10. 13.
방울토마토2 아까워라.. 파프리카.. 신리천 나온 김에 텃밭에 들렀다. 초록 풀이 무성해진 텃밭에 빨간 방울토마토.. 그 세찬 비바람에도 방울토마토가 빨갛게 익었다. 별 기대 없이 흩뿌려 두었던 파프리카 씨앗도 싹이 나고 꽃이 피고.. 꽃 진 자리마다 아기 열매가 맺혔다. 파프리카 수확할 때까지 텃밭을 유지할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 벗 님 - 우산 / 에픽하이 2020. 8. 6.
폭우 연이은 폭우의 날들.. 나는 좋다. 한 달 내내 비가 내려도 좋다. 비가 세차면 세찰수록 좋다. 여한 없이 비가 내리는 날들.. 이른 아침 비가 잠시 소강상태인 듯하여 신리천으로 나갔다. 신리천은 콸콸 세차게 흐르지만 그리 위협적이진 않았다. 갑자기 폭우가 쏟아진다. 바람도 거세다. 우산도 쓸모가 없다. 다리 밑으로 피신했지만 사선을 그으며 비바람이 마구 들이친다. 한참을 비와 바람과 세찬 물살의 풍경을 바라보노라니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다시 비가 잠잠해진다. 다리를 건너는 우산 속 세 부자의 모습이 예쁘다. 아빠 손에 유치원 가방이 들려있는 것으로 봐서 아이들을 유치원에 데려다주는 모양이다. 우나랑 쏭이도 저리 앙증한 시절이 있었는데.. 문득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 - 벗 님 - 비도 오고 그래서 / .. 2020. 8. 5.
방울토마토 비 온 후.. 자전거를 타고 신리천을 달려 텃밭으로 나간 하루.. 개망초 무성하고 여름풀로 우거진 텃밭.. 뒤늦게 씨앗 뿌렸던 로메인 상추도 이젠 끝물.. 열무는 벌레 먹어 숭숭하고 작고 거칠어 보잘것없다. 내 작은 텃밭에 수확할 거라곤 이젠 깻잎뿐이다. 이웃 텃밭들엔 옥수수랑 고추랑 고구마잎이 무성하다. 내 남잔 이젠 텃밭을 포기하라고 하지만.. 요놈 때문에 자꾸 맘에 걸린다. 방울토마토.. 어디서 씨앗이 날아왔는지 텃밭 귀퉁이에 방울토마토 달랑 한 그루.. 어느 날 노란 꽃망울을 피우더니 비 온 후 또 어느 하루.. 탱글탱글 방울토마토가 열렸다. 신통하고 예쁘다. - 벗 님 - 바람이 오면 / 범능스님 2020. 8.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