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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하루

화분

by 벗님2 2022. 2. 24.

 

 

집에 화분이 그리 많진 않다.

식물은 땅에 뿌리를 내리고  지 멋대로 자라야 한다는 

나름의 지론을 갖고 있어 화분을 부러 사모으진 않는다.

마당 있는 집에 살기만을 하냥 기다리며..

나만의 정원을 꾸밀 꿈에만 젖어 있다.

 

내 남자가 선물 받거나 여기저기서 내게로 온 화분들..

더러는 무관심으로 죽기도 하고..

생명 강한 것들은 여지껏 살아남아..

베란다 분위기를 다소 싱그럽게 해주고 있다.

 

 

 

 

 

이럴 때 보면 세심한 내남자..

12월이 되고 날이 영하로 떨어지기 시작하자

거실로 옮겨야 하지 않겠냐며

베란다 화분을 걱정하기 시작한다.

남향인 베란다 창 가득히 햇볕이 잘 들어와..

온실처럼 따뜻해서 미루고 미루다..

어느 하루 한파가 온다기에

화분들을 실내로 들였다.

 

 

 

 

 

 

 

 

 

 

 

 

 

 

 

 

 

따스한 거실에서 겨울나기를 하는 화분들..

점점 생기를 찾는가 싶더니

어느 날부터 해피트리와 천랑금에서

연한 새순들이 올라오기 시작하고

이름 모르는 난초에서도 꽃망울이 부풀더니

하얀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추운 겨울이 무색하게

따스함과 싱그러움을 선사해주는 화분들..

내 삭막한 마음에 작은 생기를 불어넣어 준다.

 

 

 

 

 

 

2022년 1월 1일.. 원미산에서..

 

 

- 벗 님 -

 

 

 

 

 

우연히 봄 / 로꼬,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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