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에서 만난 생강꽃..
처음엔 산수유일 거라 지레 생각했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산수유 필 무렵
산에는 생강꽃이 핀다는 사실이 떠올라..
가까이 다가가 꽃 모양을 확인한다.
꽃송이가 몽글몽글..
생강꽃이다.
진짜 생강 냄새가 날까??
꽃에게는 미안했지만
한송이 똑 따서 꽃잎을 뭉개어
향기를 맡아본다.
생강냄새가 나는 듯도 하고??
거목이 뿌리째 넘어진 자리에..
새 나무를 심고는
넘어지지 말고 곧게 잘 자라라고
저리 산돌로 다독여 놓았다.
요즘 내 아지트..
원미정 닿기 전..
이 자리에서 쉬어간다.
커피 한 잔 마시며 꽃바람을 느낀다.
바로 앞에 생강나무 한 그루 노오랗게 피었다.
얼마나 좋은지..
봄햇살 따스히 내리고..
바로 앞에 한 그루 동박나무..
노오랗게 피었는데..
더 이상 바랄 것 없이
내 마음 어찌나 아늑한지..
한 그루 꽃나무가 주는 행복감에 취해..
참 오래 저 자리에 앉아 있었다.
다음날도 다다음날도..
동박꽃이 지기까지 난 또 저 자리에 앉아..
행복했다.
- 벗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