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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살림

꼬질꼬질

by 벗님2 2021. 1. 25.

 

 

 

 

20여 년 된 목욕가운이다.

 

버릴려고 하니 왠지 서운해..

 

발판으로 만들었다.

 

 

 

 

 

 

 

 

 

 

 

 

주방 조리대 밑에..

 

애들 욕실 앞에..

 

부부침실 욕실 앞에..

 

두었다.

 

 

 

 

 

 

 

 

 

 

집 안에서 실내화를 꼭 신는다.

맨발로 다니지 못한다.

발이 험해지고 굳은살이 생기는 게 싫어서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생긴 습관이다.

 

저 실내화 바닥이 너덜너덜하다 못해

구멍이 뚫려 버려야 할 때가 지났다.

바닥은 너덜거려도 발등 부분은 멀쩡해서

어쩔까? 하다가

쏭이가 찢어졌다며 안 입는 청치마 천을

발바닥 모양에 맞춰 잘라 덧대었다.

두어 달 은 더 신을 수 있게 되었다.

 

 

 

단 돈 만원이면 저런 실내화를 5켤레도 살 수 있다.

이케아나 다이소 가면 3천원에

폭신하고 예쁜 발판도 살 수 있다.

 

딸들은 엄마, 제발 버려라며 기암을 하지만..

나의 이런 꼬질한 성격은 돈이 아까워서가 아니다.

그 어떤 것도 쉬이 떠나보내지 못하는

내게로 온 것들에 대한 애착때문이다.

 

버려야 할 것들을 다시 재활용해 사용하는 것이

내겐 작지만 소소한 행복이다.

 

 

 

 

 

 

 

- 벗 님 -

 

 

 

 

 

Nakashima Mika - 연분홍빛 춤출 무렵 / 얼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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