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요일..
선영씨랑 원미산 가기로 한 날..
조금 늦어진다는 선영씨를 기다리는 중..
공원 화장실 세면대 위..
내 눈엔 예쁜 풍경..
가끔 마주치는 화장실 청소 아주머니..
인사를 건네면 밝게 웃으시며 받아주시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그 밝은 인상만큼이나 마음도 밝고 이쁘신듯..
선영씨랑 원미산 올라가는 길에 만난
산 아래 어느 집의 울타리..
온통 보리수 나무다.
삐삐언니랑 사비나가 생각나는 열매..
산초입의 계단길..
벚나무 우거진 길..
아름답고 싱그럽다.
여러갈래 산길 중에
이 길로 오르는 걸 좋아한다.
완만하고 하얀 개망초도 피어있고..
원미정 바로 아래 산길에서 뱀을 만났다.
연록빛의 제법 굵고 기다란 뱀..
순간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몸이 굳어버린다는 게 이런 걸까..
이후로도 놀란 심장이 좀체 진정되지 않았다.
뒤따라오던 선영씨는 내가 뱀을 보았다고 하니..
어디로 갔냐며 어린 시절 보곤 못 보았다며
내가 가르쳐준 뱀이 사라진 방향으로 뱀을 찾아나선다.
참나~~ 겁도 없다.
원미정에사 바라본 시가지 풍경..
선영씨는 처음 올라와 보았단다.
흐린 날이라
남산타워도 관악산도 잘 보이지 않는다.
하산길 ..간식타임..
산 아래 다 내려오니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공원의 흔들그네에 앉아 비를 피하는 중..
그렇게 30여분 비멍을 때리다
다음주에 산정에서 보았던 개복숭아 따러가자 기약했지만
비가 와서 가지 못했다.
- 벗 님 -
얼마나 좋을까 / 이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