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엔 햇살이 좋았습니다.
한파가 온다길래 베란다 화분을 거실로 들여야 하나
잠시 고민했지만
아침 햇살 비스듬히 스민 베란다는 온실처럼 따스했습니다.
당분간 두어도 될 듯해서 화분에 물도 주었습니다.
무슨 생각인지 아침부터 베란다 청소하고 이불빨래도 하고
부지런을 떨었습니다.
늘 기운 없다가 반짝 기운이 나는 날이 있습니다.
오늘이 그랬습니다.
넷플릭스로 영화 한 편 볼까..
불로그 밀린 글 쫌 쓸까..
침대 옆 앉은뱅이 나무 탁자에 앉아 노트북을 켜고..
일단 티브이로 유튜브 채널에서 핫한 이슈를 듣습니다.
늘 스트레스 받으면서도 정치 이슈를 하루 종일 듣습니다.
벌컥 내남자가 방문을 열고 눈이 온다고 알려 줍니다.
이젠 내남자가 나보다 눈이 오는 걸 더 반기는 눈치입니다.
나도 화들짝 반가운 척을 하지만 눈이 온다는 소식에도
이제 내 마음은 그냥 데면데면합니다.
그래도 눈 소식을 알려준 내 남자의 성의를 생각해서
베란다로 나가 창밖으로 내리는 눈 세상을 바라봅니다.
내 마음 강파르게 말라가도..
하얗게 눈이 온 세상은 설레입니다.
이렇게 눈이 내리는 날엔..
그리움도 하얗게 내립니다.
그대 안부가 더욱 궁금해집니다.
요즘은 못 마시는 술 생각도 가끔 납니다.
이제야 인생을.. 사랑을..
그 고통의 깊이를 조금 알아가나 봅니다.
여직..
나를 잊지 않아 주심에..
내가 그리워할 수 있음에..
건배를..
2018년 12월.. 눈 내리는 날..
- 벗 님 -
혼술 / 최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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