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포엠/사랑

흰눈처럼 오시는

by 벗님2 2021. 12. 19.

 

 

아침엔 햇살이 좋았습니다.

한파가 온다길래 베란다 화분을 거실로 들여야 하나

잠시 고민했지만 

아침 햇살 비스듬히 스민 베란다는 온실처럼 따스했습니다.

당분간 두어도 될 듯해서 화분에 물도 주었습니다.

 

무슨 생각인지 아침부터 베란다 청소하고  이불빨래도 하고

부지런을 떨었습니다.

늘 기운 없다가 반짝 기운이 나는 날이 있습니다.

오늘이 그랬습니다.

 

넷플릭스로 영화 한 편 볼까..

불로그 밀린 글 쫌 쓸까..

침대 옆 앉은뱅이 나무 탁자에 앉아 노트북을 켜고..

일단 티브이로 유튜브 채널에서 핫한 이슈를 듣습니다.

늘 스트레스 받으면서도 정치 이슈를 하루 종일 듣습니다.

 

벌컥 내남자가 방문을 열고 눈이 온다고 알려 줍니다.

이젠 내남자가 나보다 눈이 오는 걸 더 반기는 눈치입니다.

나도 화들짝 반가운 척을 하지만 눈이 온다는 소식에도

이제 내 마음은 그냥 데면데면합니다.

그래도 눈 소식을 알려준 내 남자의 성의를 생각해서

베란다로 나가 창밖으로 내리는 눈 세상을 바라봅니다.

 

 

 

 

 

 

 

 

 

 

 

 

 

 

 

 

내 마음 강파르게 말라가도..

 

하얗게 눈이 온 세상은 설레입니다.

 

이렇게 눈이 내리는 날엔..

 

그리움도 하얗게 내립니다.

 

그대 안부가 더욱 궁금해집니다.

 

요즘은 못 마시는 술 생각도 가끔 납니다.

 

이제야 인생을.. 사랑을..

 

그 고통의 깊이를 조금 알아가나 봅니다.

 

 

여직..

 

나를 잊지 않아 주심에..

 

내가 그리워할 수 있음에..

 

건배를..

 

 

 

 

 

2018년 12월.. 눈 내리는 날..

 

 

- 벗 님 -

 

 

 

 

 

 

혼술 / 최성수

'포엠 > 사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트 하트  (0) 2022.04.09
아픈 그리움  (0) 2022.03.30
헤어진 벗에게 보내는 마음  (0) 2021.09.17
개망초 우거진 길  (0) 2021.07.26
하얀 꽃등을 달아두리  (0) 2021.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