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에 자가격리 해제가 된 영아네가 오고..
시댁에서 차례를 지낸 주야네도 오고..
우리 친정식구들 한자리에 모인 한가윗날 오후..
한자리에 모여 이런 얘기 저런 얘기 나누다 보니
웃음소리 커지고 말소리도 커져..
아파트 사람들에게 누가 될까 조심스럽다.
넷째 제부가 집 앞에 보도블록을 깔기 위해 땅을 고르다
큰 바윗돌이 나와 작업을 못하고 있다기에
다 함께 그 바윗돌도 치워주고 겸사겸사
마음 놓고 떠들 수 있는 밀양 주야네로 가기로 한다.
도착하자마자 엄마는 텃밭으로 직행하시고..
넷째 제부는 모기약을 뿌린다.
어릴 적 여름밤마다 동네에 뿌려지던 추억이 생각나는
하얀 연기..
온 동네 아이들이 그 하얀 연기를 우르르 쫓아다녔었지..
주야가 따먹다 지쳐 내버려 두었다는 캠벨포도랑 거봉을 딴다.
끌물이라 볼품없지만 달고 맛났다.
싱싱한 알맹이만 골라 포도쨈을 만들면 될 듯하다.
아빠가 생전에 심으셨다는 감나무..
아빠도 나처럼 이곳을 참 사랑하셨는데..
여기만 오면 무척 행복해하셨는데..
오자마자 바윗덩이를 파내는 백년손님들..
장정 셋이서 30여분 실랑이를 벌인 후에야..
겨우 바위를 파내 길옆으로 치울 수 있었다.
부엌에선 주야랑 월이가 바쁘고..
텃밭에선 엄마랑 영아가 바쁘고..
나랑 랑이는 남자들이 바윗돌 치우는 거 거들고..
어른들이 암만 분주해도..
아이들은 한가롭다.
바라만 봐도
절로 미소가 피어오르는 풍경..
아이들은 미래고 희망이고 행복이다.
내가 가장 행복한 곳에서..
작년 추석 밀양얼음골 계곡에서..
- 벗 님 -
홍시 / 나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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