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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가족

울 아빠 먼 길 가신지 일곱 해

by 벗님2 2021. 10. 8.

 

 

2013년 8월30일(음력)..

울 아빠 먼 길 가신 날..

 

추석 지내고 2주일 후

아빠 제사 모시러 다시 친정 가는 길..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간단히 아침을 먹는다.

 

내남잔 식당 안에서 갈비탕을..

난 야외 탁자에서 베트남 반미샌드위치를..

그토록 오랜 세월을 함께 살아도

우리 둘의 식성은 완전 다르다.

 

 

 

 

 

하루 전날 미리 가서 제사준비를 하려고 했는데..

내남자 일이 바빠 제삿날 오후 2시 경에 도착했다.

6시간이나 걸렸다.

엄마랑 주야랑 오늘이 마침 휴무인 월이가 전을 다 부쳐놓았다.

늦게 와서 미안한 난 도착하자마자 팔을 걷어부치고

나물을 볶고 무친다.

 

잠시 후 이번에 밀양에 땅을 사서 측량하러 간 랑이가 오고..

저녁무렵 퇴근한 영아랑 제부들이 속속 도착하고..

하필 오늘이 시할머니 제삿날인 네째 주야네는..

각자 자기집 제사에 참석해서 네째 제부만 빠진 아빠 제삿날..

 

다들 내일 출근해야 하니..

더구나 우린 또 밤새워 올라가야 하고 

다음날 내남자 원주 출장이 잡혀있어

조금 일찍 제사를 지내기로 한다.

 

우리 집 유일한 아들인 막내 태야가 제기를 닦고 젯상을 차린다.

 

 

 

 

 

 

 

 

제사 후..잠시 담소를 나눈다.

둘째 랑이네가 주야네에서 차로 7분 거리에 땅을 샀단다.

누구든 밀양에 집 짓고 살 사람한테 주야네 옆에 있는

엄마의 텃밭 땅을 주겠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시던 엄마..

나중나중에 우리 다섯 딸들이 모두 모여 사는 게 소원이라는 울 엄마..

세째 월이가 그런다.

나중에 언니도 내려와서 우리 자매들끼리 같이 살자.

동생의 그 말이 따스하게 와닿는다.

 

먼 후일..

아이들 각자 짝 찾아 독립하고 나면..

엄마의 소원처럼 

우리 다섯 자매들 머리 희끗한 노후를 함께 보내어도 좋으리라..

 

아빠 제사 지내고 새벽을 달려 집에 도착하니

새벽 3시 경이다.

4시간 정도 걸렸다.

내남잔 쪽잠을 주무시고 원주출장을 가야한다.

피곤하시겠다.

 

 

 

 

 

 

울 아빠 먼 길 가신지 어느덧 일곱 해..

 

 

- 벗 님 -

 

 

 

 

 

 

나 없어라 / 범능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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