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들은 다들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고..
주야네에서 보내는 청청한 별밤이 좋고..
영남알프스 산자락을 바라보며 깨는 아침이 좋아..
엄마께 울산엔 내일 가시라하고
우리 부부랑 엄마는 주야네에서 잤다.
아침햇살이 유리창을 부수고 들어와 단잠을 깨운다.
베란다 창밖엔 동네 길냥이들이 아침밥을 달라고
줄을 서 있다.
내가 다가가니 화들짝 놀라 대부분 달아나고..
간 큰 놈 두세 놈만 멀뚱 나를 쳐다보고 있더니..
한 놈은 아예 저 뚫어진 방충망을 통해 거실 안으로 들어와
집고양이인 달래의 밥을 천연덕스레 먹는다.
강아지 싫다.. 고양이 싫다..
말로는 그러면서도 은근 정이 많은 내 남자..
일어나자마자 길냥이들 사료와 물을 챙기고 있다.
온 동네 길냥이들이 마치 제 집인 양 수시로 와서
사료를 먹고 간단다.
오가는 길냥이들이 대략 스무 마리 정도 된다는데
요놈들 한 달 사료값이 10만 원 정도 된다고..
여튼 우리 주야는 통도 크고 마음도 크다.
머리가 아침부터 왜 비맞은 생쥐꼴이냐면..
엊저녁 샤워하고 머리감고 잤는데..
아침이 되어도 머리가 저리 비맞은 꼴..
보니..헤어에센스를 트리트먼트인 줄 알고..
어쩐지 아무리 헹궈도 머리가 끈적이더라니..
내 꼴을 보고..
엄마랑 주야가 한바탕 웃었다.
- 벗 님 -
트러블 메이커 / 현아.장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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