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꽃 피는 집 뜰 안..
보리수나무 한 그루에
빠알간 보리수 열매가
어찌나 알알이 맺혔는지..
여심을 사로잡는다.
사비나네 농원엔 보리수나무가 울타리였다.
삐삐 언니, 샤론 언니, 사비나..그리고 나..
우린 온 여름 사비나네 농원에 가서 보리수 열매를 땄었다.
한 아름 따 온 보리수 열매로
보리수 청을 담그고 보리수 쨈도 만들었었다.
그즈음에 널 알게 되었지..
돌아보면 아름다웠던 날들이었어.
지금보다 10년은 더 젊었던 우리들..
여인의 향기가 물씬했던 그날들..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즐거웠고 행복했었고..
난 사랑에 빠졌었지..
흰머리 희끗해지고 난..
이만큼 나이 들었어요.
- 벗 님 -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라면서 / 박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