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에 만난 작은 연못에
봉긋 수련이 꽃잎을 열었다.
스무 살의 대학 캠퍼스 가정대 거울못..
당신과 내가 처음 대화를 나누었던 곳..
이맘 때면 수련이 참 어여쁘게도 피었었다.
이른 아침 중앙 도서관에 자릴 잡고
바쁘게 연못으로 달려가곤 했었다.
아침 햇살과 함께 꽃봉오리를 여는 수련을 보기 위해..
당신은 군에 가고 없고..
수련이 피는 시절이면..
참 자주 거울못을 서성거렸었다.
수련의 꽃말은
당신의 사랑은 알 수 없습니다.
※ 얼마나 잠을 많이 자면 수련 (睡蓮)이라 했을까.
사람은 잘 때 눈꺼풀을 덮지만 꽃들은 잘 때 꽃잎을 오므린다.
수련은 개화 초기에 흐리거나 해가 지면 꽃을 오므리고 해가 뜨면 꽃잎을 연다.
그래서 수련은 잠자는 연으로 '수'가 '물 水'가 아니라 '잠잘 睡'이다. (따온 글)
- 벗 님 -
스무 살..
자취방 카세트에서 흘러나오던 한마음의 노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