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싹한 한방병원 원장님께서
최근에 무슨 걱정거리가 있었냐며 묻는다.
스트레스로 인한 면역력 저하가 원인일 수 있다며..
혀를 내밀어 보라 하고..
맥을 짚어 보시더니..
에휴.. 화병이 깊으시네..
그리고 가슴 가운데를 꾸욱 누르는데
내가 통증을 호소하니..
보통은 이 정도 눌러서는 통증이 없거든요..
얼굴에 침을 놓으면서도 가엽다는 듯이..
"에휴.. 무슨 스트레스가 그리 많으셨어요?"
원장님의 그 말에 괜히 울컥한다.
엄마 생각이 났다.
나보다 젊은 날에 이명과 고질적인 두통으로 고생하신 엄마..
병원 의사선생님께서.
아주머니 참 고생 많이 하며 살아오셨네요..
그 말 한마디에 처음 본 의사 선생님 앞에서
그렇게 서럽게 우셨다는 울 엄마..
지금 생각해 보니..
전조증상이 있었다.
두어 달 전부터 귀에 심장이 뛰는 듯한 이명이 있었다.
이러다 말겠지 하다가..
계속 지속되니 나도 울 엄마처럼 이명이 왔나 보다..
단순하게 생각했다.
이명으로 오래 고생하신 울 엄마..
이 병원 저 병원 다 다녀봤지만 소용이 없었고
의사도 노화현상의 하나이니 그냥 이명을 친구 삼아 지내라며
뾰족 수가 없다고 했단다.
나도 그러려니 하고 내버려두었다.
그러다가 최근에 자고 일어나면
오른쪽 뒷머리 쪽으로 찌릿한 통증이 오곤 했다.
그리고 최근에 입술포진이 발진했고
열흘 정도 후에 치통 같은 통증이
아랫니에서 시작해 어금니 쪽으로 옮겨가더니
귀 뒤쪽으로까지 찌릿한 통증이 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틀쯤 지난 새벽에..
내 오른쪽 얼굴에 마비 증상이 발발했다.
입술포진과 안면신경마비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고 했지만
입술포진이 왔을 때 이미
면역력이 떨어졌다는 신호를 내 몸이 보낸 것이었다.
한림대 성심병원에서 검사받고 약물 치료하면서
한방치료를 겸하고 있다.
약 먹고 치료받아도 2주일은 계속 마비증세가 진행이 된다고 했다.
그 증상이 바닥을 친 후에야 비로소 회복기에 들어간다고..
그리고 보통 6주간의 치료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후유증이 남을 수도..
100% 완치된다고 장담할 순 없다고 했다.
나는 지금
안면신경 회복을 위해 열심히 노력 중이다.
경희대 안면신경학과에서 올린 유튜브 보면서
수시로 얼굴 마사지하고..
되도록 면역력에 좋은 음식 먹으려 하고..
우나가 주문해준 핫팩으로 종일 따뜻한 팩을 해준다.
얼굴 마사지와 핫팩은
굳은 신경을 다소 부드럽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2주간 마비가 진행될 거라던 일반적 견해와 달리
딱 일주일 만에 마비증세가 완화되기 시작해서
조금씩 호전되고 있다.
의사 선생님께선 초기대응을 잘 한 덕분이라고 했다.
후유증이 남는 경우도 많다고 하니..
100% 예전의 내 얼굴로 돌아가기까지 방심해선 안 될 것 같다.
핫팩은
굳은 신경을 다소 완화해주는 효과가 있어..
종일 하고 있는 중..
- 벗 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