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이야기다.
친구가 생겼다.
화이트 짐에서 만난 남미씨..
여기 이사오고 일년 반 만에 처음 사귄 친구다.
나보다 한 살 위이지만 그냥 친구 먹기로 했다.
이사온지 6개월 되었다는 남미씨도
그동안 감옥살이 같았다며
나를 만나 참 좋다고 했다.
햇님 높이 뜬 하오의 시간..
남미씨랑 신리천을 걷는다.
오랜만에 ..참 오랜만에..
나의 텃밭에도 들렀다.
하얀 두루미 한 마리가
유유히 나래짓을 하더니..
소나무 꼭대기에 사뿐 내려앉는다.
그 뒤로 쓰레기 소각장? 에서 뿜어대는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나뭇가지에 걸린 연..
추억처럼 정겹고 반갑다.
유년의 겨울..
대나무살을 얇게 깎고 화선지에 밀가루 풀 쑤어..
아빠는 가오리연을 만들어 주시곤 하셨다.
바람 부는 날 동산에 올라 연을 날렸었지만..
높이 높이 성공한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어쩌다 연날히기에 성공하던 그 짜릿한 기분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왕배산으로 기우는 달이..
참 둥글고 환하고 예쁘다.
냇가에 노니는 아이들..
봄날처럼 따스한 풍경..
신리천변의 탁자에 앉아 잠시 쉬어간다.
따스한 커피와 달달한 크림빵과..
마주보며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있어..
좋았다.
이런 소소한 일상의 소중함을 더욱 느끼는 요즘..
함께라서 배가 되는 즐거움..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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