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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사람

명희 어머님의 부고

by 벗님2 2020. 8. 29.

 

 

 

 

초등학교 3학년..

 

나, 명희(지우), 코치선생님, 이경이..

 

 

제일 처음 우릴 지도했던 코치선생님..

우릴 맡은지 얼마 되지않아 군입대를 하게 되셔서..

떠나기 전..

우리 체조부 여학생 중 예쁜 우리 셋만 데리고

사진관에 가서 기념사진을 찍었었다.

우리 셋에게만 저 사진 속 목에 걸린 목걸이도 사주셨었다.

 

 

 

 

 

 

초등학교 5학년 무렵??

뒷줄 젤 오른쪽이 나..

앞줄 왼쪽에서 두번째가 명희(지우)..

 

울산 공업축제(현 처용문화제)날..

울산 공설운동장에서 시범경기 후에..

 

 

 

 

 

전국소년체전에서..(청주, 초등 6학년..)

 

왼쪽 세번째가 나..네번째가 명희(지우)

 

 

 

 

 

 

중 2..

 

학교 운동장에서 마루운동 시범경기 중..

 

공중부양한 나..그 옆에 걸어가고 있는 명희(지우)..

 

 

추억사진 중..

명희랑 함께 찍은 사진을 꺼내보았다.

 

성인이 되어 만났을 때..

명희는 지우라는 이름으로 개명을 했다고 했다.

하도 아픈 데가 많아서 그랬다고..

난 아직도 지우라는 이름이 낯설다.

 

하루 연이로부터 연락이 왔다.

지우 어머님의 부고..

거리가 멀다는 이유와..

하필 사랑교회발 코로나가 확산되고 있는 시점이라..

이런저런 이유로 연이 편에 부조만 전했다.

그래놓고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이유불문하고 가야만 했었는데..

내내 죄인이 된 마음으로 지우에게 미안하고 우울했다.

 

장례식장에 다녀온 연이의 전화..

그냥 팔을 다치셔서 홀로 지내시는 어머님 불편하실까봐

팔 낳으실동안 편안히 수발받고 식사도 하시라고

지우가 요양시설에 잠시 모셨는데..

갑자기 위급하다는 연락이 왔고 지우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돌아가셨더라고..

평소에 지병이라곤 하나 없이 무척 건강하셨는데..

그런 청천병력같은 일이..

사망원인이 심근경색? 이라고..

 

지우 어머님의 부고소식 이후..

내내 어머님과의 추억들이 떠올랐었다.

지우네는 부자였고

그 당시 울산에서 처음 생긴 신식 아파트에 살았었다.

우리가 10원짜리 하드도 겨우 사먹을 때..

지우는 엄마가 불량식품 먹지 말랬다며

항상 50원짜리 하드를 사먹었었고..

그 당시엔 비싼 부라보콘(내 기억으론 100원이였던)도 자주 사먹었었다.

 

우리 체조부 친구들은 지우 집에 자주 놀러갔었고..

지우 집에서 라디오를 껴안고 별밤을 들으며 함께 잠을 잔 적도 많았었다.

눈이 크시고 예쁘셨던 지우 어머님은 요리실력도 좋아..

지우의 도시락 반찬은 우리에게 인기가 참 좋았었다.

내가 태어나 처음 카레라이스라는 걸 먹은 것도 지우네 집이였고..

집에서 만든 도넛을 처음 먹어본 것도 지우네 집에서였다.

 

장례식 끝나고 지우가 어느정도 안정되면 전활 하려고 했는데

지우에게서 먼저 전화가 걸려왔다.

차리리 어디 아프시다가 돌아가셨더라면 이렇게 기막히진 않았을텐데..

너무 급작스런 일이라 마음 추스르지 못하는 지우의 흐느낌..

나도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40여년의 세월이 흘렀어도

그 시절의 추억들이..

지우 어머님의 모습이..

이리도 생생한데..

 

지우 어머님..저 향숙이에요,

저만 보면 달덩이 같다..부잣집 맏며느리감이다..

늘 이리 말씀해주시던 기억이 있어요.

먼길 가시는데 직접 찾아뵙지 못해 너무 죄송합니다.

좋은 곳에 가셔서 영면하시길 바랍니다.

 

 

 

 

 

 

- 벗 님 -

 

 

 

 

천개의 바람이 되어/임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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