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일 토요일
매미산길에서
내가 가장 사랑하는 구간..
저만큼 감나무 한그루가 있고..
산길 나무 울타리 안쪽에 봉선화와 백일홍이
알록달록 고웁다.
백일동안 붉어서 백일홍이라더니..
지칠 줄 모르고 참 오래 붉게 피어있다.
11월 3일 일요일
후훗~
산길 초입에 오도카니 앉아 있는 강아지..
눈매가 참 순해 보인다.
주인장은 강아지를 저리 묶어두고
운동화는 가지런히 벗어두고
맨발산행 중이신가 보았다.
산수유 열매도 저리 붉게 익어가고 있다.
그냥 바라보며 지나치기만 하던 산수유 열매가
오늘따라 유독 붉고 싱그럽다.
11월 10일 일요일
오늘도 이 앞에 멈추어 섰다.
이 풍경이 그렇게 이쁠 수가 없다.
저만큼 운치를 더해주는 감나무에도
다홍빛 감이 익어가고 있다.
요즘은 은행나무 아래 수북이 쌓인
노오란 은행잎들에도 시선이 간다.
가을이 아름다이 깊어가는 풍경..
11월 12일 화요일
어김없이 멈추어선 이 자리..
매일 만나도 매일 나를 사로잡는 어여쁜 풍경..
나중에 나의 뜰에 백일홍도 꼭 심으리라..
11월 14일 목요일
매미산을 걷기 위해 집을 나서는데..
아파트 뜨락의 단풍빛이 하 곱다.
오늘도 멈추어선 이 자리..
백일홍의 꽃말을 찾아보았다.
"사랑과 기다림"
은행잎이 노오랗게 물들어갈 땐
지나치며 바라보기만 하다가
막상 땅 위로 우수수 떨어지니
멈추어 바라보게 된다.
나는 왜 저물어가는 것들에
더 마음이 갈까..
더 아름다울까..
- 벗 님 -
그리움만 쌓이네/ 노영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