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일 수요일. 근로자의 날
내남자 사무실 가는 길..
자동차 써비스 센타에 차를 맡기고
그 옆의 양평 해장국집에서 아침을 먹는다.
3번째 오는 집..
전에 내남자가 맛집이라며 울산 가는 길에
일부러 들렀던 적도 있는 집이다.
늘 가던 컴포즈가 근로자의 날이라 휴무라..
내남자 사무실 1층의 커피점에서..
커피홀더가 예쁘다.
아침을 거하게 먹어 점심을 먹지 않겠다 하니..
굳이 본인이 싫어하는 햄버거를 먹자고 한다.
나에게 맥날 햄버거는 언제나 옳다.
5월 4일 토요일
내남자 사무실 근처의 한식뷔페..
점심 먹으러 왔다,
한식 좋아하는 내남자가 가장 자주 가는 곳이다.
난 처음 와본 곳..
이 날.. 여차저차해서 자리를 따로 앉아 먹었다.
녹음 푸르른 창가 옆에서 먹고 싶다는 나..
굳이 음식배열된 근처에서 먹겠다는 내남자..
발딱 일어나서 나 혼자 창가자리로 가서 먹었다.
맛도 영 별로였다.
5월 5일 일요일
비 오는 휴일의 하루..
내남자 사무실 화장실에 우산을 두고 잊어버렸는데..
나중에 가보니 고대로 있었다.
비 내리는 날이라 뜨끈한 국물 음식이 땡기는 날..
내장탕을 먹는다.
나름 맛집인 듯.. 꽤 괜찮음..
우리 옆자리의 어르신이 식당을 나가시며
내남자의 우산을 들고 가는 걸 내남자가 목격..
쫓아가서 우산을 되찾아옴..ㅎ~
비싼 우산이라 내남자가 혹시나 했었는데..
5월 6일 월요일 대체 공휴일
3일 연휴 동안 연짱 내남자 사무실로 출근하는 길..
오늘은 지하철로 가기로 한다.
가는 길 대로변의 이팝나무에서 하얀 꽃잎이
눈처럼 흩날린다.
지난번 한식뷔페 사건? 이후로..
이젠 각자 먹고 싶은 걸로..
내남자 사무실 나오면 가장 자주 가는 돈까스집..
난 돈까스랑 모밀국수 세트 먹고..
내남잔 저번의 그 한식부페로..
5월 11일 토요일
본인 드시고 싶은 거 드시러 가라 하니..
이 날은 본인은 쌀국수 엄청 싫어하는데..
웬일로 내가 좋아하는 쌀국수를 함께 먹었다.
이 집 쌀국수는 별로..
식사 후에는 소화도 시킬 겸 탄천을 걷는다.
5월 한 달 내내..
휴일에 쉬지도 못하고 사무실로 출근해서 일한 내남자..
휴일마다 따라나선 나..
삼십여 년을 함께 했지만 식성의 차이는 전혀 좁혀지지 않는 우리 둘..
오히려 그 차이는 점점 멀어지는 듯하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내남잔 싫어하고..
내남자가 좋아하는 음식은 내가 싫어한다.
대충 서로 조금씩 양보하며 맞춰주기도 하지만..
사실 나는 느긋이 홀로 먹는 혼밥을 즐기는 타입이라..
외식하러 가면 상황에 따라 그냥 따로 좋아하는 음식 먹는 게..
합리적이고 서로 행복한 방법이 아니겠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 벗 님 -
꿈을 꾼다 / 서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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