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0일. 수요일. 22대 국회의원 선거일
처음 이 길을 걷던 날은 작년 칠월 무더운 어느 날이었다.
산길가에 가로수로 줄지어 선 벚나무들의 행렬을 보며
벚꽃 피면 이 길이 얼마나 이쁠까..
그날 이후 꽃 피는 봄날을 기다려왔었다.
이 산길을 걸을 때면 더욱더 봄날이 그리웠었다.
오늘이 지나고 나면 벚꽃들 다 지겠다 싶어..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어느새 하늘한 바람에 꽃잎이 눈 되어 하늘하늘 날리우고 있었다.
절정의 시간을 지나 하나 둘 꽃잎 떨군 자리에
연둣빛 잎새가 물오르기 시작하고 있었지만..
산길로 접어드는 순간 탄성이 절로 나왔다.
꽃잎 바람에 나부끼고 산길에 하얀 융단이 깔리니
더더욱 눈부시고 아름다웠다.
흔들흔들..
정자 아래 흔들의자에 앉아
저 아래 산객들의 표정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한다.
집에서 내려간 커피를 홀짝이며 오래..
이 흔들의자에 앉아있다 오곤 한다.
저 아래 세 여인은 나랑 기공체조 같이 하는 언니들이랑 동생이다.
요즘 기공체조에 안 나가는 관계로 굳이 아는 체를 하진 않았지만
정다운 여인네들이다.
하얀 꽃 융단이 깔린 산길을 따라 집으로 가는 길..
온 세상이 꽃 세상이고 온천지가 봄천지다.
내일이면 내리는 비에 부는 바람에
이 꽃 세상도 화르르 마감을 하겠지만..
올봄은 이만큼의 꽃호사를 누렸으니..
나름 대만족.. 게다가
오후엔 재희언니랑 경희대 캠퍼스 벚꽃 구경을 갈 참이다.
- 벗 님 -
벚꽃엔딩/버스커버스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