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자주 다니는 왕배산은 낮고 완만해서
산책처럼 다니기 좋은 산이다.
주변이 아파트 단지여서 사람들이 많이 다닌다.
하루..
평소 가지 않던 반대편 산길로 내려가서
다른 길로 다시 올라오고 싶어 졌다.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길인데
내 앞의 여인네가 그 길로 가기에 용기가 생겨
얼른 뒤따라 내려갔다.
내려갔다 다른 길로 올라오는 길..
내 앞의 여인네는 벌써 저만큼 멀어져 가 버렸고..
계단길이 싫어 옆의 산길로 빠졌는데..
눈 앞에 참나무 썩은 뿌리에서 영지버섯이 자라고 있다.
심봤다.. 하고 외치고 싶을 만큼 반가워
가족 단톡 방에 사진을 찍어 보냈다.
아직 어리고 작아 약효도 별로겠지만
어린놈까지 욕심껏 따와 베란다 햇살에 말리고 있다.
- 벗 님 -
회상 / 임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