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나 회사까지 데려다주고
쏭이랑 난 호텔 근처의 밀면집에서
식사를 한다.
예전 내 남자 해운대 수영 비행장에서 군복무할 적에
내가 면회 갈 때마다 사주던 부대 앞의 밀면집..
(내 남잔 공군헌병이라 면회를 가면 외출을 할 수 있었다.)
그 맛을 잊지 못해 나도 내 남자도 가끔 얘기하곤 했었다.
그 시절의 그 밀면맛은 아니었지만
깔끔하고 맛났었다.
우나 퇴근시간까지 어디서 무얼 하며 놀까?
쏭이랑 나랑 궁리하다가 바닷가에 가기로 한다.
다대포 해수욕장..
처음에 찾아간 바다는
도심과 붙어있어 어수선하고 별로여서
차선으로 찾아간 다대포 해수욕장..
너르고 깨끗하고 무척 아름다운 해변이다.
어제 마트 장 보면서 쎄일한다기에 덜컥 사버린 수박 한 통..
반통은 엊저녁 어찌어찌 해결하고..
버리기 아까워 낑낑 챙겨 온 수박 반통..
스푼으로 그냥 퍽퍽 떠먹고 있으려니..
지나가던 사람들이 외려 부러운 듯 쳐다보며
시원하겠다.. 우리도 다음에 수박 사 오자..
한마디씩들 하고 간다.
하긴 무더운 해변가에 솔밭 그늘에 앉아 먹는 수박은 최고였다.
6월 초순..
해수욕장은 아직 개장 전이라
서핑강습받는 사람들 말고는 바다에 들어가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물을 좋아하는 쏭이는 바다에 들어가 수영하고 싶다며
물놀이복으로 갈아입고 모래사장을 지나 바다로 향해 걸어간다.
관리하는 아저씨들께 뭐라 뭐라 묻는 것 같더니..
나중에 얘기해 주는데 바다에 들어가도 되는지 물어봤단다.
쏭이랑 난..
발꼬락은 하나도 안 닮았지만
웃을 때 눈웃음은 똑 닮았다.
- 벗 님 -
섬집아기/ 이선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