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 뵈오러 산소 가는 길..
가을빛 한창 고울 때 먼길 가신 아버님..
꽃상여 훠이훠이 지날 적에도
산길엔 가을 들꽃 사무치게 피었었다.
가는 길 아버님께 드릴 들꽃 몇가지를 꺾었다.
나 시집 오고..
할아버님..큰어머님..할머님..아버님..큰아버님..
순서로 먼길을 떠나셨다.
아버님 먼길 보내드린 후..
동생을 먼저 보내신 큰아버님의 말씀이 잊히지 않는다.
"갈 때도 온 순서대로 가면 좋을텐데.."
아버님대 형제분들 나란한 저 자리..
저 아래 어디쯤 우리대 자리도 마련되어 있다고 한다.
난 딸들에게 유언처럼 말하곤 했었다.
"엄만..저기 묻히기 싫어."
"죽어서도 영혼이 있다면 여긴 난 너무 싫고 불행할 것 같아."
죽어서도 내남잔 자기 부모형제 챙기느라 나같은 건 안중에도 없을테니..
"엄만 내 고향 산.. 울 엄마 아빠 옆에 묻히고 싶어."
"거긴 큰할매랑 맏아부지 맏어메 울아빠.."
"나를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사람들만 있으니.."
내남자에겐 미안하지만 진심이다.
- 벗 님 -
시오리길 / 김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