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분투(2018년)..
엊저녁..
아니 오늘 새벽..
우나 지지배가 내 노트북으로 게임을 하다가..
문득 어릴적 하던 추억의 게임이 하고 싶어 그걸 다운로드하다가..
내 노트북이 심각한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말았다.
내 남자가 출동해서 전문가들만 한다는 백신으로 치료를 하려 했지만
아예 먹통..
그냥 병원 가서 노트북 싸악 미는 수밖에 없단다.
예전 같았으면 난리 칠 일인데
난 그저 담담하다.
요즘은 블로그에 별로 할 말이 없어 블로그를 방치하는 날이 많아서
며칠 노트북이 없다 해도 아무렇지 않기에..
내 남자가 포기한 걸.. 우나가 인터넷 찾으며 끙끙 대더니..
노트북 싸악 밀고 다시 복구하는 방법을 알아냈단다.
"엄마, 사진 저장된 거 다 날아가도 괜찮아?"
"할 수 없지.. 어떡해.. 그 방법밖엔 없다며.."
노트북 바꾼 지 두 달 정도밖에 되지 않아 저장된 사진이 별로 없어
그나마 다행이다 싶다.
어쨌거나 대단하다 싶은 건.. 한 시간여 씨름을 하더니
바이러스 퇴치하고 내 노트북을 복구해내는 우나..
엄마 노트북에 대형사고를 친 게 미안했던지.. 오늘 하루 종일..
예전 외장하드에 저장되어 있던 지난 십여 년간의 사진이며 동영상들을
구글 사진과 연동해서 저장할 수 있게 옮기는 작업을 해주었다.
" 엄마 앞으로는 사진 찍으면 바로 구글로 무한정 저장되고..
영원히 보관되는 거야."
" 그래? 엄만 그런 게 있는 줄도 몰랐어."
"그냥 PC나 외장하드에 저장하는 거밖에 몰랐는데.."
요즘 아이들은 어떻게 저런 걸 다 알까?
바이러스 종류 알아내서 치료하는 방법도 척척..
완전히 백지상태가 된 노트북을 다시 원상 복구시키는 것도 척척..
딸아이가 아니었다면 영영 몰랐을 신세계를 만난 듯..
신기하면서도 벙벙한 기분이 든다.
너무나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에서 점점 도태되어가고 있음을
쓸쓸히 인정할 수밖에 없는 현실..
내 머리에 흰 머리칼의 늘어가는 만큼 사는 일에
점점 의기소침해져 간다.
희끗희끗 보이는 흰 머리칼..
- 벗 님 -
미인 / 이기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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