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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하루

바이러스

by 벗님2 2020. 8. 24.

 

 

우분투(2018년)..

 

 

 

엊저녁..

아니 오늘 새벽..

우나 지지배가 내 노트북으로 게임을 하다가..

문득 어릴적 하던 추억의 게임이 하고 싶어 그걸 다운로드하다가..

내 노트북이 심각한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말았다.

내 남자가 출동해서 전문가들만 한다는 백신으로 치료를 하려 했지만

아예 먹통..

그냥 병원 가서 노트북 싸악 미는 수밖에 없단다.

 

예전 같았으면 난리 칠 일인데

난 그저 담담하다.

요즘은 블로그에 별로 할 말이 없어 블로그를 방치하는 날이 많아서

며칠 노트북이 없다 해도 아무렇지 않기에..

 

내 남자가 포기한 걸.. 우나가 인터넷 찾으며 끙끙 대더니..

노트북 싸악 밀고 다시 복구하는 방법을 알아냈단다.

"엄마, 사진 저장된 거 다 날아가도 괜찮아?"

"할 수 없지.. 어떡해.. 그 방법밖엔 없다며.."

노트북 바꾼 지 두 달 정도밖에 되지 않아 저장된 사진이 별로 없어

그나마 다행이다 싶다.

 

어쨌거나 대단하다 싶은 건.. 한 시간여 씨름을 하더니

바이러스 퇴치하고 내 노트북을 복구해내는 우나..

 

 

 

 

 

 

 

 

엄마 노트북에 대형사고를 친 게 미안했던지.. 오늘 하루 종일..

예전 외장하드에 저장되어 있던 지난 십여 년간의 사진이며 동영상들을

구글 사진과 연동해서 저장할 수 있게 옮기는 작업을 해주었다.

 

" 엄마 앞으로는 사진 찍으면 바로 구글로 무한정 저장되고..

  영원히 보관되는 거야."

" 그래? 엄만 그런 게 있는 줄도 몰랐어."

"그냥 PC나 외장하드에 저장하는 거밖에 몰랐는데.."

 

요즘 아이들은 어떻게 저런 걸 다 알까?

바이러스 종류 알아내서 치료하는 방법도 척척..

완전히 백지상태가 된 노트북을 다시 원상 복구시키는 것도 척척..

 

딸아이가 아니었다면 영영 몰랐을 신세계를 만난 듯..

신기하면서도 벙벙한 기분이 든다.

 

너무나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에서 점점 도태되어가고 있음을

쓸쓸히 인정할 수밖에 없는 현실..

내 머리에 흰 머리칼의 늘어가는 만큼 사는 일에

점점 의기소침해져 간다.

 

 

 

 

 

 

 

희끗희끗 보이는 흰 머리칼..

 

 

 

- 벗 님 -

 

 

 

미인 / 이기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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