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 북문으로 해서 마을로 내려오니
작은 언덕 위에 침괘정이라는 정각이 나온다.
마을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침괘정의 툇마루에 앉아
아침에 후다닥 싸온 샌드위치랑 찐고구마를 먹고..
따스한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한 호흡 쉬어간다.
침괘정에서 내려와
남한산성 행궁을 관람하기로 한다.
경기도민만 관람료가 무료라고 한다.
예상하지 못한 혜택에 기분이 좋아진다.
역사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꼼꼼히 행궁 탐방을 한 후에..
내남자 사무실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탄다.
버스로 남한산성을 내려오는 꼬불꼬불 비탈길에
차가 20여 분 동안이나 정체다.
정체가 풀리고 내려오다 보니 교통사고가 있었는지
사고를 수습하는 경찰차와 구급차가 보이고
119 대원들이 도로 위에 핏물을 덮기 위해
모래같은 걸 뿌리고있는 듯 했다.
교통사고의 무서움을 새삼 느끼며
간담이 서늘해진다.
사실 하루종일 좀 떨었는 데다
오랜만의 산행으로 몸이 피로하다.
내남자 사무실 1층에 있는 순댓국집에서
따뜻한 순댓국 한 그릇으로 추위와 피로를 달랜다.
본인은 무릎이 안 좋아 함께 동행하지는 못하지만
주말에 가고픈 산 있으면 데려다 줄테니 말만 하란다.
코로나 이후..
운동도 못 하고 좋아하는 춤도 못 추고
가끔 원미산 가는 것 말고는
집에서 암것두 안 하는 마누라가 안쓰러워
배려하는 마음이리라..
내남자가 먼저 말 꺼내지 않았으면 엄두도 못 냈을
남한산성행..
덕분에 고맙다.
- 벗 님 -
미인도 / 이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