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어디 가고 싶은 데 있어?"
"태화강에 공원 만들어 꽃도 심고 엄청 좋다던데.."
그러고 보니 저번에도 엄마가 태화강 이야기를 하셨었다."
"엄마, 그럼 우리 내일 태화강에 갈까?"
내가 이 말을 했을 때의 엄마의 표정이 잊히지 않는다.
아이처럼 빵긋..너무나 해맑게 웃음 지으시던 엄마..
우나도 그 순간 할머니의 표정이 너무 행복해 보이시더라며..
돌이켜보니..
엄마의 주변 지인들이 다들 태화강 다녀와서
좋더라.. 참 잘해놨더라.. 별별 꽃들도 심어놨더라..
자랑을 늘어놓으실 때마다 무척 가보고 싶으셨던 것이다.
난 당연히 엄마가 다녀오신 줄 알았는데..
여직 가보지 않으셨다고 하신다.
"엄마도 한 번 다녀오시지 그랬어?"
"혼자 무슨 재미로 가"
그랬다.
엄만 정말 좋은 곳에 정말 사랑하는 사람과 가고 싶으셨던 것이다.
"엄마랑 할머니 무슨 할 얘기가 그렇게 많아?"
엄마랑 식탁에 마주앉아 밤 깊은 줄도 모르고
참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엄마가 그러신다.
오늘 너거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태화강도 갔다 오고
너무 행복하다고.. 이렇게 행복한 적이 없었다고..
나도 엄마가 오늘처럼 이렇게 행복한 표정을 지으시는 걸
본 기억이 별로 없다.
그랬구나..
엄마의 행복은 이런 거였구나..
괜히 콧날이 시큰해진다.
태화강 투어를 하고 온 그날 저녁..
거실에 자리를 깔고 누운 우나가 담은 사진..
- 벗 님 -
어머니의 손 / 범능스님
'피플 > 가족'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엄마의 앨범 (0) | 2022.02.03 |
---|---|
귀향길 (0) | 2022.02.03 |
엄마 모시고 쿠우쿠우 (0) | 2021.12.09 |
울 아빠 먼 길 가신지 일곱 해 (0) | 2021.10.08 |
세상 가장 행복한 순간 (0) | 2021.10.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