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0시가 넘어 울산 엄마네 도착했다.
거실에 이부자리를 깔고
옛날 사진을 꺼내어 보기 시작한 딸들..
" 할머니 사진 더 없어요?"
서랍 깊숙이 넣어둔 옛 앨범들을 꺼내시는 엄마..
호기심이 발동한 딸들..
나 대학 3학년 여름방학 때..
영아 11살..태야 9살..
어린 동생들을 데리고
태화강변으로 소풍을 나간 날..
지금의 나보다 젊었던 울 엄마..
우나랑 쏭이 윤이..어린 손녀딸들과
쌀집 옆 담장 유채꽃 앞에서..
저 사진은 내가 찍었었다.
엄마의 지갑 속에 있는 젊은 울 아빠..
몇 살쯤이셨을까??
어린 내 눈에도 참 잘나셨던 울 아빠..
약혼 기념사진..
울 아빠 스물여섯.. 울 엄마 스물둘..
나 태어나기 일 년 전..
택견 대회에서 수많은 메달과 상을 타신 울 엄마..
서랍에 넣어둔 걸 우나랑 쏭이가 꺼내어 진열해 둔다.
할머니 대단하시다며..
" 할머니 이런 건 자랑해야 되는 거예요."
전국 택견대회에서 개인 우승한 상패와 메달이나 가치 있지
다른 건 다 별루라고 하시는 엄마..
오른쪽 앞.. 울 엄마..
이 대회에서 엄마네 팀이 우승을 하셨다.
최 고령이며 저 영상 속에선 유일한 여자 참가자인 듯..
이런 대회도 무수히 참가하셔서 상도 많이 타셨다는데..
가까이 살면 내가 쫓아다니며 응원도 하고
사진이랑 영상을 찍어드릴 텐데..
- 벗 님 -
어머니의 손 / 범능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