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러브/나

추억을 걷다

by 벗님2 2021. 8. 13.

 

 

 

네비도 켜지않고 마음가는대로 옛길을 달리다 보니..

낯 익은 곳..

이왕 온김에 캠퍼스 주변을 한번 둘러보고 가기로 한다.

 

캠퍼스 주변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캠퍼스 후문쪽 우리가 자주 다니던 칼국수집이 아직 있을까..

정말 아무 기대없이 갔었는데..

 

이곳만 30여 년 전 고대로 남아있다.

마치 시간여행을 한듯..

 

 

 

 

 

 

주인아줌마가 나오시길래 인사를 드리니..

내남자를 알아보시고 화들짝 반겨주시며

냉커피라도 한 잔 하고 가라며 우리 손을 잡아끄신다.

칼국수집 내부도 고대로다..하나 변한 것 없이..

 

우리처럼 이렇게 찾아오는 졸업생들이 더러 있는데..

추억 속 고대로 남아있는 칼국수집을 보면

다들 그렇게 반가워들 한다고..

 

어제인듯 생생히 떠오르는 추억들..

가난한 자취생들에게 이 칼국수집은 특별한 곳이었다.

교내 분식코너에서 300원 하던 우동이나 잔치국수가 물릴만 하면..

삼삼오오 캠퍼스 후문의 칼국수집으로 향하곤 했었다.

내 기억으로 그 당시 400원이었던 손칼국수..

커다란 양푼이에  철철 넘치게 담겨 나오던 칼국수..

동기들이랑 선후배들이랑 참 자주 찾았었다.

 

 

 

 

칼국수집을 나와 삼십여년 전 고대로인 골목길을 따라

 

캠퍼스로 가보기로 한다.

 

어쩜..하나 변한 것 없이 고대로다.

 

 

 

 

 

 

 

 

 

 

이 숲길을 따라 가면 내남자와 내가 다니던 캠퍼스가 나온다.

 

 

 

 

캠퍼스 전경도 그 시절과 별반 다르지 않다.

멀리로 22층 중앙도서관이 보인다.

김일성 대학의 건물보다 한 층 더 높게 지었다는..

 

 

 

 

본관 앞..

 

이곳에서 재단 이사장이던 박근혜 물러가라며..

학생들은 몇날을 데모를 했었고..

결국 그녀는 물러나야만 했었다.(1987년)

 

 

 

 

러브로드..

 

진해 벚꽃길이 하나도 부럽지 않다던

캠퍼스 러브로드의 벚꽃길..

캠퍼스 커플들의 대표적인 데이트 코스..

우리 둘이는 하루가 멀다 하고 이 길을 걸었었다.

 

 

 

 

 

 

가정대 거울못..

 

여학생 기숙사 앞의 연못..

조금 반듯하게 정리가 되었지만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내남자가 서 있는 저 부근의 바위에 앉아 

스무 살의 나와 스물두 살의 내남잔

첫만남에 밤이 늦도록 대화를 했었다.

그 밤..연못 속엔 달과 별이 담겨 있었고

우리 둘을 부러운듯 훔쳐보고 있었다.

 

그날 이후 35년간..

세상풍파 함께 맞으며..

인생길을 걸어가고 있다.

 

 

 

 

 

 

- 벗 님 -

 

 

 

 

 

 

임을 위한 행진곡

'러브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일 선물  (0) 2021.10.16
쉰다섯 살 내 생일  (0) 2021.10.15
무지개  (0) 2021.07.23
뻐꾸기 소리  (0) 2021.07.07
사비나네 보리수  (0) 2021.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