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가 이 길로 오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참 싱그러운 길이다.
오밀조밀한 산길에서 갈림길을 만나면
집 방향을 잡고 갈 길을 선택한다.
처음 가는 길이지만 이젠 겁이 나지 않는다.
이젠 대략의 산길이 어디로 향하는지 짐작이 되기 때문이다.
산 아랫자락 마을에 내려오니..
저만큼 앞에 두런두런 사람들이 보인다.
"뭐지?"
가까이 다가가 보니 복사꽃 피는 집이란 식당이다.
평일의 점심 무렵..
입구에서 번호표를 받고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다.
도대체 얼마나 맛집이길래..
해서 주말의 하루 북적이는 시간을 피하기 위해
조금 일찍 내 남자랑 복사꽃 피는 집에 왔다.
예전 일산 애니골의 쮸꾸미집 한소반이나 두소반과 비슷한 시스템이다.
다른 건 세트메뉴에서 도토리전 대신 화덕피자가 나온다는 것이다.
나도 내남자도 일산 애니골이 더 낫다는 평을 내린다.
다른 건 몰라도 저 루꼴라 피자는 참 맛났다.
야외 간이 테이블에서
써비스로 나오는 아이스커피를 마시며
하루를 쉬어간다.
주변의 보리수나무와 자두나무와 복숭아나무에
열매가 주렁주렁 열려 싱그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하오의 햇살이 비스듬히 내리쪼이고 조금 무더웠지만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시간과 공간..
식사 시간보다 이곳에 앉아 보낸 시간이 더 길었을 것이다.
복사꽃 피는 집에서 오래된 옛 마을인
안 동네의 꼬불꼬불 골목길을 걸어 집으로 간다.
까탈스러운 내 남잔 두 번 가고 싶은 곳은 아니란다.
나도 기대가 컸던 탓인지 조금 실망스러웠지만..
대체적으로 맛나고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복사꽃 피는 집 야외 테이블에서..
- 벗 님 -
사랑의 이야기 / 김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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