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마을을 들입머리로 해서 원미산을 오르기로 한 날..
골목 모퉁이를 도는 소풍 나온 유치원생들..
미소가 절로 번지는 꽃 보다 이쁜 풍경..
어느 집 대문 앞에 핀 연분홍 화사하던 꽃..
지난번 원미산 산길에서도 만났던 꽃..
그때도 검색에 실패했는데..
오늘도 벚꽃이니 복사꽃이니 하며
엉뚱한 이름들만 뜬다.
이 꽃의 이름이 몹시도 궁금하다.
벌들이 윙윙 거린다.
마스크를 낀데다 굳이 꽃향을 맡으려 하지 않았지만
꽃향이 얼마나 짙을지 짐작이 되었다.
벌들이 윙윙대는 꽃무리 속으로 얼굴을 들이밀고
꽃을 찍는다.
어느 순간부터 벌들이 무섭지 않다.
내 곁에 다가와 윙윙 거려도
내가 지들을 해롭게 하지 않는 다는 걸 알면
순하게 물러난다는 걸 알기에..
사진 속에서 마치 꽃향이 나는 듯 하다.
꽃잎들 위로 분사하던 따사로운 햇살마저 느껴진다.
해가 중천이다.
이 포스팅을 올려놓고 길을 나서보려 한다.
이름 모를 꽃을 만나면 나는 또 멈추어 서겠지..
허허롭다 느껴지는 삶이
조금은 생기를 찾을 수도 있겠지..
- 벗 님 -
나카시마 미카/연분홍빛 춤출 무렵 (얼후 cover by 이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