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왠일로..
우나가 산엘 가고 싶단다.
얼마나 반가운 소린지..
산책로처럼 완만한
리베라 산길을 걷기로 한다.
지난번 보았던 참새방앗간엔
여전히 신선한 모이가 가득하고..
산비둘기 한 마리 구구 모이를 쪼아먹고 있다.










진달래 핀 리베라 신길을 걸은 지 2주쯤 되었을까..
진달래에게서 바톤을 이어받은 연분홍 산철쭉이
이미 지고 있다.
나 어릴적 엄마랑 봄동산엘 오르면 가끔 만나던 연달래..
엄마가 연달래라고 가르쳐 주셨던 그 꽃..
어른 되어 생각하니 그 연달래가 산철쭉이었던 것이다.
나도 딸에게 꽃이름을 가르쳐 주지만
"으응.." 영혼 없는 메아리만..
굳이 꽃이름을 딸에게 주입하고 싶진 않다.
그저 흘러흘러 훗날에
산길에서 이 꽃을 만났을 때..
엄마랑 예전에 산길에서 만났던 꽃이네..
그 정도로만 기억해줘도 고마운 일..
어쨌거나 우나가 함께 산에 가자 해주어서
너무 고맙고 너무 기뻤던 날..
연달래를 만날 수 있어 행복했던 날..

- 벗 님 -
귀촉도 / 김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