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7일 토요일
쏭이가 오면 항상 묻는다.
"엄마 뭐 먹고 싶어?"
주로 부리또나 햄버거가 먹고 싶다고 하는데..
내가 좋아하는 메뉴지만
내남자랑은 절대 먹으러 가지 않는 메뉴이기에
쏭이가 오면 이렇게 먹으러 오곤 한다.
그런데 저기 돋보기가 보이는 거 보니..
이 날은 내남자도 함께 왔었나 보다.
밤이 늦도록 가지 않고 밍기적 거리는 쏭이랑 성수가..
갑자기 문 앞에서 커다란 박스를 들고 들어온다.
청소기를 주문했는데 오늘 도착한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었단다.
청소기가 있는데 뭐하러 주문했냐고 하면서도..
아이들의 성의를 혹여 무시할까 봐
호들갑을 떨며 그 기쁨을 조금 더 크게 표현했다.
몇 년 전 우나가 동글이 청소기를 사준다고 했을 때도
난 지금 청소기 고장 나면 그때 사달라고 한사코 싫다고 했었다.
물론 오래된 유선청소기라 불편하고 무거워서
청소할 때마다 힘들고 손목도 아팠지만..
멀쩡히 청소기가 있는 데 또 사는 건 낭비라고 새 청소기는 필요 없다고 했었다.
사실.. 우리 집 청소기 상태는 호스 쪽에 테이프를 칭칭 동여매고 쓴 지
수년이 되었고 세기 조절도 잘 안 되는 상태다.
하지만 청소하는 데는 별 문제는 없어서 난 새 청소기 사는 걸 극구 반대했었는데..
이번엔 쏭이가 나 몰래 일을 저질렀다.
확실히 편하고 너무 좋다.
청소 한번 할걸.. 두 번은 더 하게 된다.
물결레도 딸린 청소기라 물걸레질도 더 자주 하니..
집안이 전보다 훨씬 말끔해졌다.
쏭이랑 성수에게 너무 고맙다.
그나저나 구식 청소기는 구석에서 자리만 차지하고
애물단지가 되어 버렸다.
내남자랑 아이들은 버리라고 하지만..
아직 수명이 다 하지 않은 물건을 버릴 순 없어..
신발장 청소할 때나 쓸까 하고 두고 있다.
무선 청소기 오픈 영상
- 벗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