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8일 토요일
맨발에 와닿는 여름 아침의 바닷물은 차다.
가만히 서서 밀려왔다 밀려가는 바다를 느낀다.
발아래에서는 모래알이 꼼실꼼실
발가락 사이로 빠져나간다.
불가사리를 만났다.
파도에 대책없이 떠밀려 해안가에 안착한 불가사리가
내 눈에 포착됐다.
처음엔 화석이 된 죽은 불가시리이겠거니 하고
내남자랑 딸들에게 자랑하려고 냉큼 집어들었는데..
꿈틀거리며 뭉클한 느낌이 전해진다.
징그럽고 소름이 돋았지만
저만큼 앞에 있는 내남자에게 보여주고 싶어
꾸욱 참고 들고 갔다.
내남자에게 불가사리 발견했다고 그런데 살았다고 자랑하고는
다신 인간에게 발견되지 않길 바라며 저만큼 바다를 향해
놓아주었다.
- 벗 님 -
여름을 좋아하는 그대에게 / 멜로망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