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1일. 토요일
페인트칠이 벗겨진 오래된 나무 대문..
어린 시절에나 봤음직한 마당풍경..
무엇보다 담장 밑에 핀 채송화..
"어머~예뻐라~~"
언니도 나도 오래된 이 집 앞에 멈추어 섰다.
언니 말처럼..
언니랑 나랑 감성이 닮았다.
감성 닮은 사람을 만나기가 쉬운 일이 아닌데..
반듯하게 잘 가꾸어진 화단보다..
낡은 담장 아래 허름하게 지어진 화단에 핀 채송화에
마음이 가고 눈길이 가고 유년의 추억이 떠올라..
더욱 정감이 간다.
언니도 그렇단다.
대문이 따로 없고 다래넝쿨이 얽힌 아치가
대문을 대신하는 어느 집..
언니도 나도 끌리듯 이 집으로 들어갔다.
주인장의 허락도 없이..
파란 수국이 환하게 맞이하는 정원..
담장에는 아직은 설익은 베리류의 열매가 울타리를 이울었고..
돌배나무도 몇 그루 보이고 화려한 백합꽃도 피어있다.
싱그러운 포도넝쿨이 초록 그늘을 만든 마당으로 들어가는 길..
작은 아치형의 다리가 있었고 그 아래 살찐 잉어 여러 마리가 노닐고..
담장 한편에는 평상이 놓인 정자가 있고..
마당에는 바비큐시설이 있었고.. 무엇보다
포근한 느낌의 흔들의자가 너무 예뻤다.
언니랑 나랑 이 집이 너무 예쁘고 맘에 들어..
주인장의 허락도 없이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사진을 찍어 대었다.
우연히 정원이 예쁜 이런 집을 발견한 건 행운이라며..
명선교회 카페에 왔다.
그러고 보니 오늘 언니를 만난 목적은
저번에 김창옥 교수 강연 듣고 교회 측에서 나누어 준
교회카페 음료쿠폰을 사용하기 위한 것이었다.
교회 카페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화를 나누고..
집으로 가는 길 언니네 텃밭에 들렀다.
언니네 아저씨가 좋아해서 고수를 심었다는 언니..
나도 무척 좋아하는 고수에 하얀 꽃이 피었다.
고수꽃은 처음 본다.
언니는 상추랑 고추 오이 등 을 뜯어서 챙겨주신다.
이렇게 텃밭을 가꾸는 마음도 나랑 닮았다.
언니랑 난..
여러 면에서 감성이 참 닮았다.
- 벗 님 -
봉숭아 / 정태춘 박은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