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9일..
캠핑을 좋아하고 해변에 앉아 바다멍을 좋아하는 나..
그런 나를 꿰고 있는 쏭이는
캠핑이나 바다 가고프면 언제라도 자기한테 말하라고 한다.
" 엄마, 방아머리 해변 갈까?"
언젠가 코로나 시절에 한번 가본 방아머리 해변..
안산 단원고 아이들이 생각나 가슴 아픈 곳이었지만..
참 예쁜 해변이었고 솔밭이 있어 자리 펴고 앉아 쉬기도
좋았던 방아머리..
쏭이랑 둘이 왔다.
10월이었지만 다소 쌀쌀한 날이었다.
쏭이가 사 온 찐 옥수수..
엄청 알이 굵고 엄청 맛났다.
해변 모래사장에 자릴 펼까 했지만..
요즘 얼굴에 기미가 자꾸 올라와
솔밭의 전망 좋은 그늘에 자릴 잡았다.
캠핑 의자에 앉아 바라보는 바다는 평화로웠고..
사랑스러웠다.
어제 친구들과 서해바다로 여행 온 성수..
친구들과 헤어지고 우리와 합류했다.
서쪽 하늘로 붉은 노을이 진다.
바다도 노을빛으로 서서히 물들어간다.
우리의 황혼도 저리 붉을까..
황홀할까..
당신도 나도 이젠 저무는 나이..
잘 늙어가야 할 텐데..
아프지 말고..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아늑하고 평화로운 바다.. 저 노을..
아웅다웅 세상시름 다 부질없다.
이토록 평화롭고 아름다운 날을 주심에..
감사하다.
더 이상 바랄 것 없이 평온히 흘러가는 하루에
그저 감사하고 감사하다.
- 벗 님 -
사랑하면 할수록 / 정동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