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담촌
미자랑 처음 밥 먹던 날..
나랑 밥 한번 먹고 싶다고 먼저 프러포즈해온 미자..
정옥이랑 셋이 소담촌에서..
이 날 소담촌 내에 있는 카페에서 우리는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보리랑 들깨랑
이 날도 우리 셋이서..
동네맛집인 보리보리에서 밥 먹고
이디야 커피에서 뒷풀이 하고..
황태어장
이날은 세권씨가 주관해서
마음 맞는 또래들 7명이서 황태어장에서 밥을 먹었다.
내 남자의 최애음식이지만 난 절대 돈 주고는 안 사 먹을 황태요리..
하지만 여긴 내남자 데리고 한번 오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밥 먹고 커피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아 다소 지루했다.
나중에 미자랑 정옥이도 지루했었다고..
역곡도서관 하늘정원..
나의 아지트인 역곡공원으로 미자랑 정옥이를 초대했다.
아침부터 샌드위치를 만들고 커피를 내리고 소풍준비를 했다.
미자는 꼬마김밥을..정옥이는 현미 가래떡을..
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준비해온 기특한 동생들..
이날 우리는 장장 7시간동안이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7시간이 하나도 지루하지 않고 금세 흘러가버린 듯했다.
그만큼 우린 편하고 서로 잘 통했다.
이런 만남을 또 어디서 가질 수 있겠냐며
미자랑 정옥이는 나의 떠남을 내내 아쉬워했다.
RYU THAI CUISINE(타이 음식점)
작년 유월 우나랑 푸른 수목원 가는 길에 들렀던 타이음식점..
그날 참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어 미자랑 정옥이랑 다시 왔다.
똠얌 쌀국수랑 팟타이를 주문하고 정옥이가
마라탕을 한 번도 안 먹어봤다며 마라 쌀국수를 주문했는데..
입 짧은 정옥이랑 미자 입맛엔 타이 특유의 향신료가 맞지 않았나 보았다.
미자는 한 숟갈 뜨고는 못 먹겠다 포기했는데..
정옥이는 지가 주장해서 주문한 음식이라 꾸역꾸역..ㅎ
피콜로 빠체
무더운 날이라 푸른 수목원 산책은 포기하고
피콜로 빠체라는 브런치 카페로 왔다.
우나 데리고 다시 오고픈 정말 내 맘에 쏙 드는 카페였다.
이날도 우린 장장 7시간을 함께 있었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다음엔 여기서 브런치 먹자며 마지막 만남을 기약했다.
나 떠나기 며칠 앞두고 마침 혜순언니의 전화가 왔다.
오이지 담근 것도 주고 마지막으로 밥이나 먹자며..
겸사 미자랑 정옥이랑 혜순언니랑 피꼴로빠체에서 만났다.
여기 브런치는 조금 별로라 실망스러웠다.
혜순언니가 언니집에 가서 열무국수나 먹자며 우릴 초대한다.
언니네 집은 벌써 3번째..
누굴 집으로 불러 한 끼 식사를 대접한다는 게 보통일은 아닐 텐데..
혜순언니는 자주 우릴 집으로 부른다.
그렇게 스포애니 멤버들. 정들었던 사람들과 마지막 식사를 하고..
찐하게 포옹하며 잘 살아라.. 건강해라.. 마지막 인사도 나누었다.
정옥이랑 마지막으로 헤어지며
멀어져 가는 정옥이의 뒷모습을 지켜보고 있는데..
눈물을 훔친다.
그 모습이 시큰하고 마음이 쓰여..
떠나기 전 미자랑 정옥이에게 스타벅스 커피랑 베이글 세트 쿠폰을 쏘아주었다.
살아오는 동안 참 좋은 이웃.. 좋은 사람이 많았었다.
정옥이랑 미자도 영영 기억되는 그리운 이름으로 남을 것이다.
안녕..
고마웠고.. 많이 즐거웠어.
행복해.. 건강하고..
- 벗 님 -
친구 / 안재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