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엄마 모시고 랑이네 농막에 왔다.
참 아름답고 아늑한 곳에 터를 잡았다.
이곳에만 오면 마음이 한없이 평화롭다.
랑이는 벌써 와있었고 잠시 후 셋째 월이네도 오고..
오후에는 넷째 주야네도 왔다.
봄까치
꽃다지
냉이꽃
랑이의 농막에는 꽃다지랑 봄까치 냉이꽃..
봄꽃이 만발하였다.
우리는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냉이를 캐고 쑥도 뜯고 민들레도 캔다.
엄마는 다리가 아프신 것도 잊고 가장 바쁘시다.
이렇게 텃밭에서 일하는 것이 너무 좋으시다는 울엄마..
나 또한 마냥 행복에 겨웠다.
랑이가 준비한 오리탕으로 점심을 먹는다.
다른 찬이 없어도 김장김치랑 동치미만으로도
꿀맛같은 만찬..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이니 더 없는 행복..
점심 먹고 내남잔 친구들 모임이 있는 대구로 떠났다.
내 동생들..
랑이.. 월이.. 주야..
고3 아들이 있는 막내 영아는 오지 않았다.
동생들도 어느새 오십줄로 들어섰다.
바라만 봐도 애틋하고 정겨운 피붙이들..
큰 언니 노릇 제대로 못한 것 같아
늘 미안하다.
- 벗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