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러브/우나

우나,무릉도원수목원에서

by 벗님2 2022. 5. 21.

 

 

 

바람 몹시 불었지만 햇살이 참했던 날..

 

나의 딸 우나..

 

 

 

 

 

 

 

 

 

 

 

 

 

 

 

 

 

 

 

 

 

 

 

 

 

 

 

 

 

무릉도원 둘레길을 거닐다 작은 책방을 만났다.

동화책을  한 권을 꺼내어 읽던 우나..

"엄마 이거 한번 읽어 바바.."

 

제목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대충 이런 이야기였다.

거미줄에 걸린 무당벌레가 지나가는 곰에게 살려달라고 애원을 하는데..

처음엔 그냥 지나치고 두 번째 지나는 길에 무당벌레의 간곡한 설득에

살려준다는 뭐 대충 그런..

 

"엄만 어떻게 생각해?"

"당연히 살려줘야지.."

"그러면 거미가 굶게 되잖아..

 난 자연의 법칙은 건드리지 않는 게 맞다고 봐.."

"거미는 또 다른 먹잇감이 걸리겠지..

당장 눈 앞에서 한 생명이 죽어가는데..

엄만 살려줘야 한다고 생각해."

 

 

" 그러면 엄마..이건 유명한 이야긴데 이럴 경우에 엄만 어떻게 할 것 같아?"

 

"기찻길이 두 갈래로 나눠져 있는데..

한쪽 선로엔 한 사람이 묶여 있고

다른 쪽 선로엔 다섯 사람이 묶여 있어..

그런데 기차방향은 다섯 사람이 있는 쪽으로 나 있어서

그대로 두면 다섯 사람이 죽고..

엄마가 선로를 바꿔주면 다섯 사람을 살리고 대신 한 사람이 죽는 거야..

그때 엄만 어떻게 할 것 같아?"

 

"글쎄?? 엄만 선로를 바꾸지 못할 것 같아..

다섯 사람을 살렸다는 마음보다 내가 한 사람을 죽였다는 죄책감이 더 클 것 같아..

그냥 그들의 운명에 관여하지 않을 것 같아."

 

그러면 예를 바꿔서..

선로에 다섯 사람이 묶여져 있고 기차는 달려오고 있는데..

다섯 사람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내 옆에 서있는 뚱뚱한 남자를

선로로 밀어서 멈출 수 있대..

그러면 엄마는 어떻게 할 것 같아?

내가 한사람을 죽이는 일인데.. 당연히 그들의 운명에 관여하지 않지..

 

그런데 엄마.. 사람들에게 위 질문을 했을 때..

첫 번째의 경우는 70% 이상의 사람이 선로를 바꾸겠다고 했는데..

두 번째의 경우는 20% 정도의 사람만 뚱뚱한 남자를 밀어서 

다섯 사람을 살리겠다고 했대..

( 사실 퍼센트 숫자는 정확하지 않지만 대충 저 정도로 기억이 난다.)

 

위 두 경우 다 한 사람을 희생시켜 다섯 사람을 살리는 같은 결과이지만..

직접적이냐 간접적이냐에 따라 사람들의 선택은 상반되게 나왔다는..

인간 심리에 대한 실험??

 

 

무릉도원 숲길을 거닐며

동화책 한권으로 이어진 딸과의 대화는 이렇게 맥락을 이어갔고..

초록 잎새를 흔들며 불어오는 산바람은 참 시원하고 맑았다.

 

 

 

 

 

 

 

- 벗 님 -

 

 

 

 

 

 

바람에 이는 / 전수연

'러브 > 우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푸른 수목원에서, 우나  (0) 2022.06.17
RIBPLAY  (0) 2022.05.30
우나,청계산 셀프포트레이트  (0) 2022.05.04
새우 식탁  (0) 2022.03.28
카페 조양방직에서  (0) 2022.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