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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엠/사랑

하얀 개망초

by 벗님2 2022. 5. 18.

 

 

 

하얗게 무리진 꽃망울을 보면..

 

눈물이 난다.

 

까닭 없이 이유도 없이 가슴이 아려온다.

 

사무쳐서..

 

그리워서..

 

눈이 부셔서..

 

 

아래 글은..

 

하얀 개망초 눈부신 날에 휘리릭 써 내려간

 

그즈음(2009년) 내 마음의 시린 편린들..

 

 

 

 

♥ 하얀 개망초 / 벗님

 

 

 

 

 

 

햇살이 투명해

바람은 잎새를 흔들며 춤을 춰

싱그럽다는 말이 어울리는 그런 날들이야

 

들녘엔 개망초가 피어났어

하얗게 하얗게 정말 하얗게

네가 있는 곳엔 지고 있다지만

내가 있는 곳엔 피고 있어..

그만큼의 거리에 우리가 있는 거야.

 

어린 날 한번쯤 걸었을만한 산길에도

개망초가 흔들리고 있었어

강변에 하얗게 무리 지어 손짓하던 개망초

차창 너머로 스치는 하얀 몸짓들..

 

개망초만 보면 눈물이 나는 날에

네 생각이 너무 간절한 그런 날에

개망초 핀 강변을 바라보며

하얀  꽃망울만한 울음을 울곤했었지

 

 

 

 

 

 

 

 

지난 여름날은 참담했었고

나는 표정도 말도 잃은 채 많은 날을 보내야 했어

숨어 숨어 몰래몰래 너를 그리워했어

네 표정 네 마음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아

마음은 늘 그곳으로 치달리고 있었지

바람처럼 꿈결처럼 들키고 싶지 않은 비밀처럼

늘 너를 만나러 가곤 했었어

 

모를 거야

하루도 빠짐없이 그렇게 너를 만나러 가는 나를

상상도 못 했을 거야

그냥 잊힌 거라고 조금 슬퍼하며

넌 너의 일상에 열중했을 거야

그렇게 나를 잊어갔을 거야

 

 

 

 

 

 

 

 

개망초 다시 피어나고

내 마음엔 하얀 웃음들이 피어나고

내가 견뎌낸 시린 날들에 대한 보상처럼

저 너른 들녘마다 개망초만 흐드러지게 피었더라

                                                         

개망초 들녘에 서서 나는 또 울고 있어

그냥 하얀 들녘이 너무 눈부시게 순결해 보여서 우는

그 하얀 흔들림이 너무 이쁘다는 이유로 우는

그런 아름다운 슬픔일 뿐이야

 

개망초 그렇게 피었더라

지난 여름날의 아픔 다 묻어버리고

개망초 피고 피고 피어

오늘도 나를 눈물 나게 하더라

그렇게 행복하더라

눈물나게 좋더라

 

네가 있는 곳에 지는 개망초

내가 있는 곳엔 피고 있더라

그만큼의 거리에 우리가 있더라

 

 

 

<2009년 6월 19일. 벗님 >

 

 

 

 

 

 

- 벗 님 -

 

 

 

 

하얀개망초 (1).wma
1.51MB

하얀 개망초 / 찌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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