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피플/가족

엄마의 생신

by 벗님2 2020. 8. 12.

 

 

조촐한 엄마의 생일상차림..

 

밑반찬은 둘째 랑이가..

셋째 월이는 잡채를..

넷째 주야는 홍어삼합을..

막내 영아는 아귀찜을..

 

 

 

 

 

 

 

 

 

 

 

 

 

다 모이면 23명 복작이던 친정식구들..

중고딩들은 시험기간이라 빠지고..

대학생이 된 아이들은 객지로 나가있고..

친정풍경도 단촐해졌다.

 

 

 

 

 

 

 

 

 

 

 

 

 

 

 

 

 

 

베라 아이스크림 케잌은 우나가 준비했고

조카 민정이가 치즈케잌을 직접 만들었단다.

유명 베이커리 치즈케잌보다 훨씬 촉촉하고 부드럽다.

 

일흔여섯 살..

 

중 1..처음 엄마에게 나이를 물어보았었다.

그때 엄마는 서른여섯 살이라고 대답해주셨다.

그날의 기억이 왜 그리 또렷한지..

내 기억 속의 엄마의 나이는 언제나 서른여섯 살에 머물러 있건만..

 

작년부터 우나가 할머니 생신날에 용돈을 드린다.

엄마는 다른 어떤 선물보다 손녀딸의 용돈을 가장 기뻐하시는 듯 하다.

옆에서 이모들이 농을 한다.

"우나야 이제 이모들도 용돈 받을 수 있는 거야?"

우나가 뜨악하는 표정이더니 이내..

"하긴 내가 이모들에게 받은 너무 많긴 하지.."

ㅋㅋㅋ..

 

 

 

 

 

 

 

 

다음날 점심.. 엄마가 사주시는 시장통의 칼국수..

맛집이라 줄을 서서 먹어야 할 지경이다.

우나는 들깨 칼국수가 너무 맛나다고..

다시 생각 날 것 같은 맛이라며 다음에 할머니 집 오면

또 오잔다.

양도 어찌나 많은지..

넷이서 3인분을 주문했는데 해물칼국수는 조금 남겼다.

 

 

 

 

 

 

 

 

동탄 집으로 가는 길..

며칠.. 비 내린 후라..

하늘도 구름도 참 맑고 깨끗하다.

 

친정 다녀오는 길엔..

내 마음도 저 하늘 같고 구름 같다.

사느라 쌓인 삶의 먼지 말갛게 씻기우고 간다.

 

 

 

 

 

- 벗 님 -

 

 

 

어머니의 손 / 범능스님

'피플 > 가족'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폭죽  (0) 2020.10.07
정자 바닷가  (0) 2020.10.07
차례  (0) 2020.10.06
송편  (0) 2020.10.03
엄마랑  (0) 2020.07.30